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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쉽 시즌 17차전 US GP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니코 로스버그가 예선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이것은 예상을 깨는 결과였다. 최근 네 경기에서 연속해서 우승하고 앞선 세 차례의 프랙티스에서 모두 가장 빠른 페이스를 나타냈던 루이스 해밀턴이 단연 가장 유력한 폴 후보였으나, 스토리는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걸쳐 총 세 차례 실시된 프랙티스에서는 모두 드라이버 챔피언쉽 선두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톱 타임을 냈다. 예선 개시 3시간 전에 1시간 동안 진행된 마지막 3차 프랙티스에서 해밀턴은 무려 0.9초 가까이 팀 동료 로스버그를 앞질렀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이탈리아부터 싱가포르, 일본, 러시아까지 4연승을 거둔 해밀턴에게도 결코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메르세데스는 이번 주말 계속해서 “사소한 문제”들을 일으켜왔는데, 로스버그가 이례적으로 0.9초 가까이 차이났던 이유에도 세션 초반에 브레이크에서 발생한 “사소한 문제” 의 영향이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앞선 세 차례의 프랙티스에서 모두 가장 빨랐던 해밀턴이 폴 포지션을 획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메르세데스 듀오 다음으로 폴 획득 가능성이 높았던 건, FP3에서 비록 해밀턴의 랩 타임에 1초 이상 차이 났지만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를 최대 0.5초 제치며 나란히 3위와 4위를 한 윌리암스 듀오였다.(마사가 3위, 보타스가 4위)
(이번 예선은 케이터햄과 마루시아의 결장으로 참가 머신 수가 18대로 대폭 줄어, 예선 첫 번째 세션 Q1과 두 번째 세션 Q2에서 하위 6대씩이 아니라 4대씩 탈락했다.)
메르세데스를 포함한 전 머신이 노란 소프트 타이어를 사용한 Q1에서 크게 록-업을 일으킨 뒤 턴12 코스를 벗어나버려 클린 랩에 실패한 로터스 드라이버 로맹 그로장(18위)을 비롯해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 에스테반 구티에레즈(자우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15위~ 18위 순위에 포함돼 가장 먼저 탈락했다. 베텔은 이번 US GP에 앞서 6번째 ‘파워 유닛’으로 교체해 이미 피트레인 스타트가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예선에 참가했다.
대닐 키바트의 토로 로소 머신이 Q2 초반 정적이 감도는 트랙을 깨웠다. 초반 보타스(윌리암스)가 선도한 타임시트를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이번 주말 가장 빠른 랩 타임으로 새롭게 선도, 해밀턴이 뒤이어 랩을 완성시켰지만 독일인 팀 동료의 페이스에 이르지는 못했다. 곧 해밀턴은 무전으로 타이어에서 진동이 느껴진다고 호소하더니 피트인했다.
해밀턴은 랩 타임이 충분히 좋게 나와서 더 이상 Q2를 달리지 않아도 됐지만, 예선을 10위권으로 마친 드라이버들은 Q3 베스트 타임 타이어로 결승 레이스를 출발하도록 한 지난해 규정과 달리 올해는 Q2 베스트 타임 타이어로 결승 레이스를 출발하도록 규정이 바뀌어, 진동이 느껴지는 타이어로 레이스를 출발하고 싶지 않다면 기록 단축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해밀턴은 기록 단축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Q2를 마쳤다. 반면 로스버그는 1분 37초 099에서 1분 36초 290으로 무려 0.8초 이상 기록 단축에 성공하며 스탠드를 메운 관중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해밀턴보다 1초 가까이 빠른 랩 타임이었다.
Q3 첫 어택 뒤에도 해밀턴은 니코 로스버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로스버그의 랩 타임은 1분 36초 282. 해밀턴은 여기에 0.161초가 느렸다. 3위와 4위 순위는 윌리암스 드라이버 보타스와 마사가 이어갔는데, 이들은 해밀턴에 각각 0.6초와 1초차였다. 곧 시작된 마지막 랩, 여기서 로스버그가 첫 번째 섹터와 두 번째 섹터를 가장 빠르게 통과, 다시 한 번 1분 36초 067로 기록 단축에 성공했다. 하지만 해밀턴은 기록 단축에 실패했고, 이것으로 로스버그가 최근 9경기에서 6번째로 폴 포지션을 쟁취하는 결과가 되었다.
3위와 4위는 윌리암스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와 펠리페 마사가 차지,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르도가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를 누르고 5위를 했다. 그리고 젠슨 버튼(멕라렌)이 7위를 했지만, 기어박스 교체로 받은 그리드 강등 패널티가 있어, 마그누센(멕라렌), 라이코넨(페라리), 수틸(자우바), 말도나도(로터스), 페레즈(포스인디아)가 각각 한 계단씩 앞에서 레이스를 출발하게 된다. 또 예선 14위를 한 대닐 키바트(토로 로소)도 엔진 교체로 10그리드 패널티를 받고 있다.
이번 예선에서는 한편, 자우바 드라이버 에이드리안 수틸이 올 들어 처음으로 Q3 진출을 달성했다. 예선 결과는 10위다.
시즌 17차전 US GP 결승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월요일 새벽 5시에 시작된다. 20개 코너로 구성된 5.513km 길이의 서킷을 총 56차례 도는 이번 레이스에서 드라이버들은 총 308.405km를 달리게 된다.
한편, 이번 주말 배정된 타이어 컴파운드는 미디엄(하양)과 소프트(노랑)로, 이번 오스틴 서킷에서는 소프트 타이어가 싱글 랩에서 1초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DRS 구간은 스타트/피니쉬 스트레이트, 그리고 턴11과 턴12 사이 백스트레이트 두 곳이며, 각각의 검지 구간은 턴18과 턴19사이, 그리고 턴10과 턴11 사이다.
photo.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