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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4 F1] 12차전 벨기에 GP 예선 - 로스버그가 젖은 스파에서 4연속 폴



 2014 FIA 포뮬러 원 시즌 12차전 독일 GP 예선에서 메르세데스의 니코 로스버그가 올해 7번째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빗속에서 치러진 예선은 초반 해밀턴에게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 보였으나, 가장 마지막에 웃은 건 로스버그였다.

 예선 시작 3시간 전 실시된 마지막 3차 프랙티스에서는 메르세데스 엔진 고객 팀 윌리암스의 발테리 보타스가 가장 빠른 기록을 새겼다. 간밤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프랙티스는 젖은 트랙에서 시작되었는데, 도중에 슬릭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노면이 말라 예선을 준비할 수 있었고, 노면 상태가 가장 최상일 때 보타스가 가장 빠른 페이스를 나타냈다. 그리고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르도가 두 번째로 빠른 기록,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을 냈다.

 한편 올해 스파에서는 ‘오 루즈’ 언덕을 지나 등장하는 ‘케멜(Kemmel)’ 스트레이트, 그리고 마지막 시케인을 통과하고 30미터 지점 두 곳이 DRS 구간으로 설정되었다. 하지만 비가 오는 경우에는 DRS 사용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이번 예선에서는 DRS가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예선은 빗속에서 시작되어 빗속에서 끝났다. 드라이버들은 인터미디에이트와 풀-웨트 타이어로 갈린 선택 속에 분투하며 첫 번째 세션을 달렸다. 페라리는 푸른색 띠가 둘러진 풀-웨트 타이어로 예선을 시작, 메르세데스는 초록색 띠가 둘러진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로 예선을 시작했는데, 해밀턴이 코스아웃하며 고전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실제로는 풀-웨트보다 인터미디에이트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어떤 이변이 일어나더라도 납득이 갈 만한 터프한 컨디션의 트랙에서 세션 종료 7분을 남겨둔 시점, 가장 빨랐던 건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과 니코 로스버그였다. 둘의 랩 타임은 2분 7초대였으며, 같은 시기 3위와 4위 베텔과 리카르도 두 레드불 드라이버는 2분 10초대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후 마사와 보타스 두 윌리암스 드라이버가 레드불이 점하고 있던 3위와 4위 포지션을 쟁취했고, 인터미디에이트로 갈아 신은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과 페르난도 알론소가 각각 6위와 9위로 예선 Q1을 무사히 마쳤다.

 반면 뒤에서는 자우바의 에이드리안 수틸이 15위로 뛰어오르며 패스터 말도나도(로터스)를 17위 Q1 탈락 존으로 밀어 넣었다.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는 마지막 기록 단축의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 3회 르망 내구 레이스 우승 경력의 소유자이면서 이번 주말 케이터햄을 통해 스파에서 F1 레이스에 데뷔하는 앙드레 로테레르는 팀 동료 에릭슨을 거의 1초 상회하는 결과로 예선을 마쳤다.
 예선 Q2는 그렇게, 말도나도(로터스), 훌켄버그(포스인디아), 칠튼(마루시아), 구티에레즈(자우바), 로테레르(케이터햄), 에릭슨(케이터햄)을 제외하고 시작되었다. 중위권 팀에서 발생한 대거 탈락자로 마루시아의 줄스 비앙키도 Q2에 함께 진출했다.

 Q2에 접어들어 빗줄기는 오히려 더 강해졌고 시야는 제한적이 되었다. 이번엔 모든 드라이버가 초록띠를 두른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로 7km 길이의 스파-프랑코샹을 질주한 가운데 곳곳에서 빈번하게 코스를 벗어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해밀턴도 예외가 아니었다.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은 Q2 초반, 탈락 존의 시작점인 11위에 걸터앉아있었다. 니코 로스버그가 2분 8초 108 기록으로 톱에 서있었고, 알론소(페라리)가 0.3초차 2위를 쫓았다. 해밀턴은 곧 2분 7초 089 기록으로 정상을 되찾았다. 이번에 클린 랩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해밀턴과 로스버그는 모두 야금야금 조금씩 더 기록을 단축했지만, 로스버그는 해밀턴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Q2 마지막 순간, 세바스찬 베텔어(레드불)은 탈락 존을 간신히 피할 수 있는 11위에 턱걸이하고 있었는데, 젠슨 버튼(멕라렌)이 9위로 뛰어오르며 일순간 베텔이 선 밖으로 밀려났지만 마지막 주회에서 7위로 뛰어오르는데 성공, 키바트(토로 로소), 베르뉴(토로 로소), 페레즈(포스인디아), 그로장(로터스), 비앙키(마루시아)로 구성된 탈락자 명단에서 4연속 챔피언은 탈출했다.

 흥미롭게도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메르세데스와 윌리암스 진영의 사이를 가르는 Q2 3위를 했고, 바로 뒤에서 키미 라이코넨이 윌리암스의 사이를 가르는 5위를 했다.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의 Q2 베스트 타임은 2분 6초대 였으며, 거기에 가장 근접한 알론소의 베스트 타임은 2분 8초대였다. 알론소부터 10위 버튼까지의 기록 차가 크지 않아서, 톱3 중 하나를 페라리가 확보할거란 장담은 섣불게 느껴졌다.

 메르세데스에서 폴 드라이버가 나올 것은 분명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루이스 해밀턴이 라 소스(La Source) 헤어핀에서 연석을 넘는 살짝 넓은 라인을 그리며 불안하게 Q3 첫 플라잉 랩을 출발했고 2분 11초 기록으로 부진했다. 반면 팀 동료이면서 챔피언쉽 경쟁자인 니코 로스버그는 곧바로 Q2 베스트 타임을 1초 이상 상회하는 2분 5초잡 698로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해밀턴은 두 번째 랩에서 2위로 점프했지만 마지막 시케인에서의 실수는 그 이상 전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Q3 종료 4분여를 남겨두고 강하게 트랙에 내리쬔 햇볕에 노면이 빠르게 말라갔다. 여전히 타임시트상 1위와 2위는 메르세데스. 3위는 레드불의 베텔이었으며, 4위와 5위는 페라리의 알론소와 라이코넨이 차지하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2분 조금. 그런데, 한 바퀴를 도는데 2분이 조금 넘는 트랙에서 윌리암스와 페라리의 레이싱 라인이 겹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분명 둘 중 한 명에게는 타격이 되었을 것이 의심되는 장면이었다.

 베텔(레드불)이 마지막 섹터를 비틀거리며 조금 불안하게 통과하는 듯 보였으나 3위 포지션을 지켜내는데 부족함 없는 랩을 완성지었고, 세션 종료까지 20여초가 남아 새 랩을 시작했다. 해밀턴(메르세데스)은 계속해서 실수를 연발했다. 예선 후 밝혀진 것이지만, 이번에도 브레이크가 말썽을 부렸다.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는 마지막 주회에서 코스를 크게 벗어나 클린 랩에 실패, 라이코넨과 알론소 두 페라리 드라이버도 클린 랩이 아닌 것인지 각각 4위와 7위로 다소 쳐진 기록으로 피니쉬했다.

 연신 불안한 모습을 보인 해밀턴이 지나가는 섹터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장 빠른 페이스로 피니쉬 라인을 향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지막 섹터에서 지연이 발생해, 끝내 로스버그의 기록을 상회하는데 실패했다. 그렇게 니코 로스버그가 네 경기 연속 폴 포지션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팀의 입장에서, 메르세데스는 시즌 7차전 캐나다 GP 이후 오랜만에 스타팅 그리드 맨 앞줄을 독점했다.


예선 결과

 3위는 페라리나 리카르도도 아닌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차지했다. 4위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 5위는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차지했다. 그리고 6위는 윌리암스의 발테리 보타스, 7위 멕라렌의 케빈 마그누센, 8위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 9위 윌리암스의 펠리페 마사, 10위는 젠슨 버튼(멕라렌)에게 돌아갔다.

 벨기에 GP 일요일 결선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24일 21시에 시작된다.


photo. Formul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