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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4 WRC] 3차전 랠리 멕시코 - 폭스바겐 1-2위, 현대 3위





 혹독하기로 유명한 랠리 멕시코를 세바스찬 오지에가 정복하고 드라이버 챔피언쉽 선두를 탈환했다. 프랑스인 드라이버 오지에는 폭스바겐의 1-2 피니쉬를 선도하며 시즌 2승째를 달성, 핀란드인 팀 동료 라트바라가 1분 12.6초차로 2위를 했다. 랠리 스웨덴에서 챔피언쉽 선두에 등극했던 라트바라는 이제 3점차 2위를 달린다.


 놀랍게도 티에리 누빌이 두 폭스바겐 드라이버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올해에 WRC에 복귀한 현대 모터스포츠와는 처음 챔피언쉽에 도전하고 있는 벨기에인 드라이버 누빌은 세 경기만에 포디엄 피니쉬를 달성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랠리 멕시코는 공기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앞선 두 경기 랠리 몬테 카를로와 랠리 스웨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엔진의 한계가 노출되는 경기다. 현대 모터스포츠는 이번 랠리가 시작되기 전, 아직은 “경쟁자들과 우리의 수준은 다르다.”며 경기 결과에 대해 완전히 내려놓은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랬던 만큼 3위라는 결과는 놀라운 것이 아닐 수 없다.


 랠리를 마치고 마지막 로드 섹션(스테이지 연결 구간)에서 라디에이터 누수로 두 차례나 멈춰서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지만 재치있는 순간적인 대처로 위기를 모면했다.


 개막전 랠리 몬테 카를로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둔 오지에는 예선이 사라지고 그 대신 챔피언쉽 순위로 출주 순서를 결정하는 올해 개정된 규정에 따라 두 번째 주자로 금요일 오프닝 데이를 출발, 널브러진 도로를 청소하면서도 기록 지연을 최소화했다. 그리고 오후 44.03km 길이의 롱 스테이지 ‘엘 초콜라떼(El Chocolate)’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해 종합 선두에 올라섰다. 그 여세를 몰아 오지에는 시트로엥 라이벌 오스트버그에 26.1초차를 내고 금요일 일정을 선두에서 마무리했다.





 랠리 초반 선두를 달렸던 시트로엥 드라이버 매즈 오스트버그는 피니쉬 지점을 불과 200미터 남겨두고 뱅크에 충돌한 토요일 오프닝 스테이지 이후 상위권에서 멀어졌다.  페이스 노트 오류로 충분히 속도가 줄지 않은 상황에서 코너를 돌다 발생한 이 사고로 ‘DS3 WRC’의 서스펜션이 파손되었고, 해당 스테이지를 마저 완주할 순 있었지만 다음 스테이지 시작 시간에 맞춰 수리하는데 실패해 결국 팀은 데이 리타이어를 결정했다.


 다음 날 랠리 최종일에 오스트버그는 하루 중 가장 긴 스테이지였던 55.92km 길이의 과나후아티토(Guanajuatito)와 다음 데라마데로(Derramadero) 스테이지에서 연달아 우승하고 최종적으로 종합 9위를 해 가까스로 챔피언쉽 포인트는 입수했다.


 오스트버그가 고전하던 시기 오지에(폭스바겐)는 5개 스테이지(SS12~ SS16)에서 연달아 1위 기록을 내며 스테이지 우승을 휩쓸었다. 이후에는 랠리 최종일을 남겨놓고 페이스 조절을 해가며 피니쉬로 향했다. 오지에는 또, TV로 생중계되는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에서도 우승해 가장 많은 보너스 챔피언쉽 포인트까지 챙겼다.


 “완벽한 주말입니다.” 경기 후 오지에는 말했다. “랠리와 파워 스테이지 모두 우승했습니다.” “스웨덴에서 작은 실수를 저질러 잔뜩 화가 난 채 이곳에 왔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챔피언쉽 우승을 향해 재출발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계속 이렇게만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i20 WRC’로 출전한 첫 그라벨 랠리에서 티에리 누빌은 결점 없는 경기를 펼쳤다. 총 22개 스테이지, 400km에 가까웠던 랠리 멕시코 일정 간 라이벌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가는 와중에도 누빌은 위기를 피해가며 차츰차츰 순위를 끌어올렸고, 최종적으로 2위 라트바라(폭스바겐)에 4분 16초차 3위를 했다.


 현대 모터스포츠를 통해 이번 랠리에 출전한 전 스바루 워크스 드라이버 크리스 앳킨슨은 고난의 주말에 맞서 7위를 했다. 앳킨슨은 프리시즌에 진행된 테스트에서 ‘i20 WRC’를 몰고 160km 가량을 질주했던 경험이 있지만, 다시 i20의 휠을 잡은 건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었다.


 그 밖에, M-스포트 포드 드라이버 미코 히르보넨이 랠리 몬테 카를로에서 발생한 알터네이터 고장에 또 다시 휘말려 금요일에 데이 리타이어했다 최종적으로 8위로 피니쉬해 포인트를 챙겼고, 금요일 오프닝 데이에 폭스바겐의 안드레아스 미켈슨이 페이스 노트 오류로 데이 리타이어했다. 같은 날 시트로엥의 크리스 미케는 바위에 충돌해 그 충격에 서스펜션이 파손되는 사고로 데이 리타이어했다.


 또, 전 F1 드라이버 로버트 쿠비카가 종합 4위를 달리다 SS10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콘크리트 방호벽을 타고 오르는 등 두 차례나 전복을 일으키고 결국 랠리에서 중도하차했다.


 ‘금주가’로 알려진 티에리 누빌은 이번 랠리에서 뜻밖에 술의 도움을 받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파워 스테이지 종료 후 랠리 스폰서 코로나(Corona)로부터 맥주가 든 커다란 술병을 건네받았는데, 이 술을 내버려두지 않고 팀이 있는 곳으로 가져가기위해 머신에 실었다. 그것이 운명을 가르는 선택이었다. 서비스 구간으로 향하는 33km 길이의 랠리 마지막 로드 섹션에서 ‘i20 WRC’의 라디에이터에서 누수가 발생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자, 임기응변으로 머신에 실려있던 술을 따라 넣어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누빌은 랠리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이번 만큼은 스스로 결심한 금주 약속을 깰까? 경기 후 질문을 받은 누빌은 이렇게 답했다. “지금은, 아뇨. 하지만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월드 랠리 챔피언쉽 다음 라운드는 포르투갈에서 4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photo. 각팀/Mich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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