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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3 F1] 11차전 벨기에 GP 레이스 - 베텔 압승! 라이벌은 없었다.

(최종수정 2013년 8월 26일 3시 13분)

사진:AP

 4년 연속 타이틀 획득이라는 F1의 새로운 역사를 향해 질주하는 레드불의 26세 독일인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이 벨기에 GP에서 시즌 5번째 우승을 들었다.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이 시작된 1950년부터 쭉 함께해온 몇 안 되는 개최지 중 한 곳인 스파-프랑코샹에서 2013년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의 시즌 11차전 경기가 열렸다.

 레이스가 시작된 한국시간으로 25일 일요일 21시, 스파의 하늘을 고요했다. 하지만 무려 7km에 이르는 트랙 위를 뒤덮은 묵직한 회색 구름은 레이스 종반쯤 비를 예고했다. 총 44바퀴를 도는 레이스가 시작되면, 폴 맨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을 필두로 베텔(레드불),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버튼(멕라렌)으로 이어지는 대열이 턴1을 돌아나가 스파의 명소 오루주(Eau Rouge) 언덕을 통과했다. 케멜(Kemmel) 스트레이트에서 해밀턴의 은색 W04의 리어 윙에 바짝 노즈를 갖다댄 디펜딩 챔피언 베텔(레드불)이 추월에 성공했다. 이것으로 레이스 선두는 베텔(레드불)로 교체되었다.

 같은 오프닝 랩에서, 9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알론소(페라리)가 5위로 부상했고 마크 웨버(레드불)가 3그리드에서 출발했지만 6위로 추락했다. 베텔(레드불)의 리드가 4초대로 넓어진 6랩, 대열의 뒤편에 스페인인 페라리 드라이버 알론소가 로스버그의 메르세데스 머신을 추월하고 3위권에 진입했다. 알론소는 이번 벨기에 GP의 DRS 구간 중 하나인 케멜 스트레이트에서 슬립스트림을 이용해 저항감소장치의 효율을 배가시켜 추월을 성사시켰다.

 10랩에 마사(페라리)와 훌켄버그(자우바)가 피트인했다. 페라리 진영에서는 흰 띠가 둘러진 미디엄 타이어를, 자우바 진영에서는 주황 띠가 둘러진 하드 타이어를 선택했다. 12랩에 피트인한 2위 해밀턴의 팀 메르세데스가 선택한 타이어는 미디엄. 하지만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수틸의 새 타이어는 하드로, 팀마다 타이어 컴파운드 선택이 갈렸다.

 로맹 그로장(로터스)이 최종 시케인 “버스스탑 시케인”에서 해밀턴에게 추월당했다. 그러나 케멜 스트레이트에서 훌륭한 동작으로 포지션을 수복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9랩에 그로장과 몸싸움이 있었던 페레즈에 드라이브-스루 패널티가 떨어졌다. 이 싸움에서 그로장이 크게 코스아웃하는 장면은 있었지만 둘 사이에 물리적 충돌은 없어보여 메르세데스의 반발이 예상된다.

 헤어핀에 가까운 턴1에서 자우바의 젊은 드라이버 구티에레즈를 압박하던 수틸(포스인디아)이 자우바 머신과 잔디 사 좁은 공간을 파고들어 오루주(Eau Rouge) 언덕을 선점했다.

 20랩에 상위 순위는 베텔(레드불), 알론소(페라리), 해밀턴(메르세데스),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마크 웨버(레드불)로, 베텔의 리드는 이때 7.7초였다. 레이스가 중반에 접어들 무렵 웨버가 독일인 메르세데스 드라이버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23/44랩에 그로장(로터스)이 드디어 첫 피트스톱을 했다. 그가 선택한 타이어는 하드. 로터스와 그로장의 집념을 이해하기 위해선 지난해 스파에서 1위와 2위를 한 드라이버가 1스톱 전략을 구사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었다.

 로터스의 리드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이 26랩에 리타이어했다. 27경기 연속 포인트 획득이라는 그의 진기록도 함께 멈추는 순간이었다. 버스스톱 시케인을 향해 전 페라리 팀 동료 마사를 추월하려던 2007년 월드 챔피언은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해 코스를 벗어났고 자력으로 피트로 돌아와 리타이어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듯 보였다. 28랩에는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디 레스타가 리타이어했다. 이번에도 문제의 장면은 버스스톱 시케인에서 있었다. 4대의 머신이 시케인의 좁은 밴드에서 정체를 빚은 상황에서 피트로 들어가려던 말도나도의 윌리암스 머신과 충돌한 것이 원인이었다.

 로스버그와 해밀턴 메르세데스 듀오에 이어 이번에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두 번째 피트스톱을 마쳤다. 매우 신속한 피트스톱에서 하드 타이어를 착용하고 곧장 다시 피트레인을 탄 알론소는 다시 3위로 복귀했다. 알론소의 피트스톱이 종료되고 31/44랩, 이번에는 선두 베텔(레드불)이 피트인했고 하드 타이어로 교체한 뒤 다시 선두로 레이스를 재개했다. 새로운 스틴트에서 디펜딩 챔피언은 6초대로 라이벌들을 견제했다.

 바로 뒤에서는 이미 두 번째 피트스톱을 마친 메르세데스 듀오에 젠슨 버튼(멕라렌)이 1스톱으로 맞서 3위를 달렸다. 하지만 곧 버튼이 피트인을 하면서 해밀턴이 3위권으로 올라섰다. 피트스톱을 마친 버튼의 순위는 6위. 낙담스러운 스타트를 어느 정도 만회해 5위권을 달마크 웨버(레드불)가 로스버그(메르세데스)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3위권에 들어가기는 힘들어보였지만 압박의 강도는 로스버그가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총 44바퀴를 도는 레이스의 막이 내리기까지 6랩 남았을 때 베텔의 리드가 다시 10초대로 넓어져 우승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가 흘렀다. 알론소의 페라리 팀 동료 마사가 그로장(로터스)을 추월하고 7위로 부상했다. 오랜 시간 프랑스인 로터스 드라이버의 뒤에서 빈틈을 노렸던 마사는 40랩 케멜 스트레이트에서 한 차례 방어 동작을 뿌리친 뒤 전진에 성공했다. 그로장은 이번 레이스에서 유일하게 1스톱 전략을 성공시킨 드라이버였지만 그의 타이어는 이때 이미 지쳐보였다.

 그렇게 세바스찬 베텔이 압도적인 리드로 벨기에 GP에서 여유있게 우승했다. 레이스가 끝날 때까진 누가 우승할지 모른다는 스파-프랑코샹의 속설을 깨고 레이스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한 차례도 선두에서 내려오지 않은 베텔은 라이벌을 16초나 따돌리고 체커기를 받았다.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 스페인인 페라리 드라이버의 출발 순위가 9위였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면 그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폴 맨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은 비록 두 경기 연승은 놓쳤지만 3위권의 마지막을 장식해 두 경기 연속 시상대에 섰다. 그의 팀 동료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4위를 했다.

 5위는 마크 웨버(레드불), 6위는 젠슨 버튼(멕라렌), 7위는 펠리페 마사(페라리), 그리고 그로장(로터스)과 수틸(포스인디아), 다니엘 리카르도(토로 로소)가 8, 9, 10위를 했다. 베텔은 이번 우승으로 챔피언십 리드를 46점차로 한층 더 넓혔다. 리타이어하는 바람에 라이코넨은 2위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를 알론소가 되찾았다.

 시상대에서 세 드라이버가 데이비드 쿨사드와 인터뷰를 하던 중 그린피스 멤버가 난입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해당 그린피스 멤버는 벨기에 GP의 타이틀 스폰서인 쉘(Shell)을 향해 북에서의 굴착 계획을 중단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포뮬러원의 다음 경기는 2주 뒤, 페라리의 홈 라운드 이탈리아 몬자에서 펼쳐진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1차전 벨기에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197 1 레드불 312
2 ▲페르난도 알론소 151 2 메르세데스 235
3 ▲루이스 해밀턴 139 3 페라리 218
4 ▼키미 라이코넨 134 4 로터스 187
5 마크 웨버 115 5 ▲멕라렌 65
6 니코 로스버그 96 6 ▼포스인디아 61
7 펠리페 마사 67 7 토로 로소 25
8 로맹 그로장 53 8 자우바 7
9 젠슨 버튼 47 9 윌리암스 1
10 폴 디 레스타 36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