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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3 F1] 3차전 중국 GP 레이스 - 알론소 13경기만 우승

사진:Reuters

 한국시간으로 14일 16시,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3차전 중국 GP 레이스가 펼쳐졌다. 레이스 시작 전부터 중국 GP는 말레이시아 사건으로 레드불 듀오 사이에 흐르는 얼어붙을 듯한 냉기와 40도의 트랙 온도에서 빠르게 타들어가는 타이어 마모를 견뎌내고 우승하기 위한 각 팀의 전략 등 많은 것들로 평소보다 고조된 흥미를 북돋았다.

 토요일에 있었던 예선에서 연료 샘플을 충분히 남기지 못해 그리드 최후미에서 출발하게 된 마크 웨버는 이날, 일부의 예상대로 지난해 아부다비에서 같은 팀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이 그랬던 것처럼 전투적으로 기어비와 윙 셋팅을 변경하고 그리드가 아닌 피트레인에서 스타트했다. 디펜딩 챔피언 베텔(레드불)은 초반 스틴트가 소프트 타이어보다 긴 대세를 거스르는 미디엄 타이어를 착용하고 9번째 그리드에 올라 라이벌들의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폴 포지션은 멕라렌에서 메르세데스로 이적하고 단 3경기 만에 예선에서 1위를 한 루이스 해밀턴이 차지했다. 스타팅 그리드 같은 열에서 또 한 명의 강력한 우승후보 로터스의 키미 라이코넨이 해밀턴과 같은 우승을 바라보았다.

 상위 10위권 스타팅 그리드에는 해밀턴(메르세데스)을 시작으로 라이코넨(로터스), 알론소(페라리),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마사(페라리), 그로장(로터스), 리카르도(토로 로소), 버튼(멕라렌), 베텔(레드불), 훌켄버그(자우바) 순이었다. 상위 10위권에서 버튼, 베텔, 훌켄버그 세 사람만이 미디엄 타이어로 출발했다.

 중국 GP DRS 존은 두 곳에 설정되었다. 하나는 홈 스트레이트, 또 다른 하나는 턴13과 턴14 사이의 킬로미터급 백 스트레이트에 설치되었다.

 레이스 스타트에서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크게 순위를 떨어뜨렸다. 신호가 점멸하자, 좌우로 크게 흔들린 라이코넨의 머신은 해밀턴의 머신으로부터 빠르게 멀어졌고, 페라리 듀오 알론소와 마사가 톱3로 진격하는 것을 힘없이 허용했다. 라이코넨은 오프닝 랩에서 4위로 추락했다. 피트레인에서 출발했던 마크 웨버는 다음 랩에 곧바로 피트인해 베텔과 같은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하는 매우 단호한 결단력을 보였다.

 DRS가 해제된 3/56랩에 알론소가 1초 이내 시야에서 테일-투-노즈로 압박하더니 기어코 홈 스트레이트에서 해밀턴을 추월해 선두에 올라섰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턴1을 향하는 해밀턴의 머신 안쪽 라인으로 마치 팀 플레이처럼 마사까지 추월해 들어왔고, 폴 시터였던 해밀턴은 말 그대로 한순간에 3위로 물러났다.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한 메르세데스와 페라리, 로터스가 7랩 부근에 첫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할 때 스틴트가 긴 미디엄 타이어를 신고 있었던 레드불과 멕라렌은 주회를 계속했다. 팀 메이트보다 한 템포 늦게 마사까지 피트인하면서 레이스는 베텔의 리드로 돌아가는 듯 했지만, 자우바의 니코 훌켄버그가 리드하고 베텔(레드불)은 2위로 달렸다. 베텔은 의외의 복병 자우바를 DRS 영역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하다 15랩에 동시에 실시한 피트스톱을 기회로 간신히 추월에 성공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최속 피트스톱 기록을 갱신했던 레드불의 피트크루도 빨랐지만 오른쪽 뒷바퀴 교체하는데 지연한 자우자 메카닉의 실수도 뼈저렸다.

 레드불의 수난은 결전 레이스에서도 계속되었다. 베텔의 팀 메이트 마크 웨버가 코너링을 돌아나가다 주니어 팀의 장-에릭 베르뉴가 모는 토로 로소 머신과 충돌해 프론트 윙이 파손돼 예정에 없던 피트스톱을 강요받고 순위를 크게 떨어뜨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피트스톱을 마친 직후 트랙으로 돌아갔던 웨버가 서행하기 시작했다. 서스펜션이 부서진 것으로 추측될 뿐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천천히 다시 피트로 돌아가던 그는 예선에서 연료 문제로 정차했던 턴14에서 이번엔 바퀴가 떨어져나가 리타이어했다.

 또 다른 톱 팀 드라이버 라이코넨(로터스)은 16랩 턴5에서 코너에 진입하려 방향을 바꾸던 페레즈(멕라렌)를 피하다 머신의 노즈에 약간의 파손을 입었다. 그러나 라이코넨은 피트인해 노즈를 교체하지 않고 레이스를 속행하며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20랩에 레이스 선두는 멕라렌의 2009년 월드 챔피언 버튼이 되었지만, DRS 존으로 설정된 홈 스트레이트를 지나자 중국 GP 선두는 알론소(페라리)가 되어있었다. 2스톱 전략을 추구한 버튼은 아직 한 번도 피트스톱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니코 로스버그가 자신의 4번째 피트스톱에서 차고에 머신을 넣어니 그대로 리타이어했다. 원인은 불명. 같은 시각, 알론소(페라리)와 버튼(멕라렌)이 나란히 피트인하면서 레이스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의 리드가 되었다. 2위는 훌켄버그(자우바). 그러나 상위 드라이버들간 갭은 크지 않았고, 26랩에 DRS로 자우바 드라이버를 추월한 알론소는 금세 베텔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론소는 DRS 존에 이르기도 전인 턴13에서 안쪽 라인을 타고 베텔을 추월, 선두를 탈환했다. 

 32랩에 피트인한 베텔은 신선한 미디엄 타이어를 무기로 두 바퀴 만에 마사(페라리),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훌켄버그(자우바)를 추월하고 8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그 무렵 앞타이어 마모에 고전하고 있던 라이코넨이 3위에서 피트인했으나, 이번에도 부러진 노즈는 교체하지 않고 타이어를 교체한 뒤 프론트 윙 셋팅을 변경한 뒤 피트 출구를 벗어났다.

 40/56랩, 레이스를 계속해서 리드한 알론소가 오랜만에 페라리의 독주를 펼쳤다. 2위는 베텔(레드불)이었지만 이때 두 드라이버의 갭은 무려 20초에 가까웠다. 42랩에 피트인해 새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한 알론소가 베텔 뒤 2위로 복귀했다. 그러나 둘의 갭은 겨우 1초 내외. 알론소는 홈 스트레이트에서 DRS 존을 이용해 어렵지 않게 선두를 탈환했다.

 레이스 종료를 10랩 남겨두고 알론소와 베텔의 갭은 다시 6.5초로 벌어졌고 페라리 드라이버가 또 다시 독주 체제에 접어들었다. 버튼이 50랩에 마지막 피트스톱을 실시했고, 이어서 버튼과 마찬가지로 아직 소프트 타이어를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던 베텔도 피트인해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베텔의 새로운 순위는 이제 4위. 이번 주말 레드불의 페이스, 그리고 남은 랩과 10초 이상의 갭을 생각한다면 베텔의 포디엄 입상은 매우 빠듯했다.

 사실상 레이스 우승은 알론소로 이미 확정, 때문에 포커스는 자연스레 2위 라이코넨(로터스)과 3위 해밀턴(멕라렌), 그리고 맹렬한 스피드로 3바퀴 만에 갭을 7초 가까이 단축한 베텔(레드불)에게 향했다. 마지막 랩에 접어든 베텔에게 복병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백마커였다. 다행히 턴11 진입 전에 케이터햄이 레이싱 라인에서 빠져줘 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턴11을 탈출하며 그만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고 말았고 해밀턴과의 갭이 살짝 벌어졌다. 턴13을 바로 앞에 두고 일어난 이 실수로 DRS의 혜택을 극대화하는데 실패한 베텔은 해밀턴에 고작 0.2초차 4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그렇게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지난해 독일 GP 이후 13경기 만에 그랑프리 우승해 갈증을 달랬다. 로터스의 키미 라이코넨이 구멍난 ‘E21’의 노즈를 끝까지 고치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2위 포디엄에 도착했고, 루이스 해밀턴이 메르세데스 이적 후 3경기 만에 두 차례 트로피를 손에 넣는 쾌거를 거뒀다. 위치는 조금 달라졌지만 예선 톱3 드라이버가 그대로 결선 레이스 포디엄에 오른 것은 세 드라이버가 모두 ex-멕라렌 드라이버라는 사실 외에도 매우 인상적인 것이었다.

 2스톱 전략으로 멕라렌의 젠슨 버튼이 펠리페 마사(페라리) 앞 5위로 선전했고, 인상적이게도 토로 로소의 다니엘 리카르도가 포스인디아의 폴 디 레스타보다 앞선 7위로 피니쉬,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이 9위, 자우바의 니코 훌켄버그가 10위를 했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4차전 경기는 바로 다음 주 바레인에서 실시된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3차전 중국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52 1 레드불 78
2 키미 라이코넨 49 2 ▲페라리 73
3 ▲페르난도 알론소 43 3 ▼로터스 60
4 루이스 해밀턴 40 4 메르세데스 52
5 펠리페 마사 30 5 ▲멕라렌 14
6 ▼마크 웨버 26 6 포스인디아 14
7 니코 로스버그 12 7 ▲토로 로소 7
8 ▲젠슨 버튼 12 8 ▼자우바 5
9 ▼로맹 그로장 11 9 윌리암스 0
10 폴 디 레스타 8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