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2012 FIA 포뮬러원 시즌 10차전 독일 GP 결승 레이스가 총 67랩을 돌게 되는 4.574km 길이의 호켄하임 서킷에서 한국시간으로 22일 21시에 막이 올랐다.
토요일 웨트 예선에서 두 경기 연속 폴을 수취한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와 스타팅 그리드 첫 번째 열에 나란히 한 드라이버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 예선에서 3위를 차지한 마크 웨버(레드불)가 기어박스 교체 패널티로 8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하게 돼 메르세데스의 미하엘 슈마허와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 두 독일인 드라이버가 두 번째 열을 채웠다.
로터스의 로만 그로장과 메르세데스의 니코 로스버그 역시 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받아 예선 결과보다 하락한 각각 19위와 21위 그리드에 머신을 세웠으며, 자우바의 세르지오 페레즈도 패널티가 적용된 17위 그리드에서 스타트를 맞이했다.
드라이 레이스를 위해 피렐리가 준비한 타이어는 소프트와 미디엄. 원래 예선 Q3에 진출한 드라이버들은 Q3에서 사용한 타이어를 착용하고 스타팅 그리드에 올라야하지만, 이번 예선에서는 비가 내렸기 때문에 모든 드라이버들이 스타트 때 신을 타이어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상위 10명의 드라이버가 선택한 타이어는 모두 소프트. 하지만 뒤에서는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 티모 글록(마루시아), 샤를 픽(마루시아)이 미디엄 타이어를 선택했다.
포메이션 랩을 마치고 시작된 레이스에서 알론소(페라리), 베텔(레드불), 슈마허(메르세데스), 훌켄버그(포스인디아)가 순서대로 턴1을 향하고, 그 뒤로 버튼(멕라렌), 말도나도(윌리암스), 마크 웨버(레드불)가 행렬을 이어갔다. 헤어핀에서 로만 그로장(로터스)이 코스아웃, 같은 헤어핀에서 베텔(레드불)의 머신 타이어가 크게 잠겨 슈마허에게 추월당할 뻔했다.
최근 레이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토로 로소 머신과 접촉해 프론트 윙을 잃고는 피트로 직행해 노우즈 콘을 새로 교체하며 전략을 수정해 소프트 타이어를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했다. 그로장(로터스)과 세나(윌리암스)도 피트인했다.
폴 세터 알론소는 좋은 스타트를 했지만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은7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해 9위로 추락했다. 좌측 뒷타이어가 펑크가 나 서행하다 피트인한 해밀턴은 소프트 타이어를 벗고 미디엄 타이어를 신으며 새로운 전략을 전개해나갔다.
레이스 5랩째가 되자 3위 슈마허(메르세데스)가 3초가량 뒤쳐지면서 알론소(페라리)와 베텔(레드불) 둘이 0.6초차 접전을 이어갔다.
이번 독일 GP에서 DRS 구간은 턴6 헤어핀을 향하는 기다란 직선 구간으로, 갭 측정은 턴4 출구에서 이루어졌다. 2위 베텔이 무리하지 않고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DRS 구간에서 선두다툼이 벌어지는 광경은 없었다. 하지만 뒤에서는 점점 뒤처지던 슈마허가 DRS의 도움을 받은 젠슨 버튼(멕라렌)에게 인코너를 허용해 11랩에 4위로 내려앉았다.
15랩에 피트인해 소프트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갈아신은 슈마허가 훌켄버그(포스인디아) 바로 뒤로 8위로 트랙에 복귀해 턴8 코너 진입을 위해 준비자세를 취하던 훌켄버그 안쪽으로 감각적으로 파고들어 7위로 부상했다. 슈마허 뒤를 쫓던 라이코넨(로터스)도 동시에 훌켄버그를 추월했다.
레이스 리더 알론소(페라리)가 19랩에 피트인해 소프트에서 미디엄으로 교체하고 3위로 복귀했다. 새로운 리더는 이제 베텔(레드불). 2위로 올라선 버튼이 알론소의 피트스톱에 반응해 20랩에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하고 4위로 복귀했다. 21랩에 베텔도 피트인해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했다. 베텔은 아직 첫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하지 않은 코바야시(자우바) 뒤 3위로 복귀했으나 턴4 이후 직선구간에서 DRS로 순조롭게 추월했다.
라이코넨(로터스)이 헤어핀에서 슈마허를 추월하고 5위로 올라섰다. 라이코넨과 알론소의 격차는 13초. 23랩에 코바야시(자우바)가 처음으로 피트에 들어가면서 버튼(멕라렌)이 3위로 부상했다.
알론소가 미디엄 타이어에서 고전하는 조짐이 포착되었다. 23랩에서 4위 라이코넨(라이코넨)보다 0.5초 느린 랩 타임을 새긴 알론소는 24랩에 2위 베텔(레드불)보다 0.5초 느린 랩 타임을 기록했고, 2초 이상 여유가 있었던 베텔과의 거리가 1초 초반대로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3위 버튼(멕라렌)이 최속 타입을 새기며 베텔과의 갭을 3.9초로 좁혔다.
베텔이 알론소 머신 바로 뒤에 바짝 붙어, 언제 추월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지만 DRS를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페이스가 베텔의 머신에는 없었다. 웨트 예선에서 타이어 온도를 끌어올리는데 크게 고전했던 버튼은 그렇지만 드라이 레이스에서는 강함을 보이며 페라리-레드불-멕라렌 삼파전을 형성했다. 레이스가 30랩을 지날 무렵의 일이었다.
당시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의 순위는 17위로 선두 알론소와 무려 1바퀴 차이가 났다. 그러나 이것은 레이스 초반에 발생한 사고의 영향 때문이지 해밀턴의 페이스 자체가 느린 것은 아니었고, DRS 구간을 지나 곧바로 등장하는 턴6 헤어핀에서 1바퀴가 지연된 해밀턴이 2위 베텔(레드불)을 추월하는 웃지 못 할 광경이 그것을 증명해보였다. 베텔은 해밀턴을 향해 손짓하며 불만을 나타냈지만 그런 베텔을 떼어놓고 해밀턴은 알론소를 향해 멀어졌다.
35랩에 톱3는 3.3초내를 질주했지만 그것은 해밀턴과는 상관없는 얘기였다. 해밀턴의 팀 메이트 3위 버튼이 40랩에 피트인해 미디엄으로 타이어를 교체하고 다시 3위로 복귀했다. 웨버(레드불)와 페레즈(자우바)가 피트인해 동일하게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했고, 곧이어 알론소(페라리)와 베텔(레드불)이 42랩에 동시에 피트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피트스톱은 완벽했다. 그러나 피트레인을 빠져나온 베텔 옆으로 버튼이 맹렬한 속도로 자석처럼 달라붙어 간발의 차로 더블 챔피언의 포지션을 낚아챘고, 이어진 DRS 구간에서 베텔이 포지션 회수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해 톱3 순위는 알론소, 버튼, 베텔로 굳혀졌다. 그 무렵 4위는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으로, 알론소와는 16.5초 갭이 있었다.
총 67랩을 달리게 되는 레이스가 종료되기까지 20랩 정도 남은 상황에서 알론소와 버튼의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졌고, 그만큼 베텔과의 거리는 멀어졌다. 42랩에 1.6초이던 알론소(페라리)와 버튼(멕라렌)의 차이가 46랩에 0.7초가 되었다. 팀만이 아니라 엔진도 서로 다른 톱3의 타이어 전략은 소프트→미디엄→미디엄으로 동일했다. 레이스 종료까지 13랩 정도를 남겨두고 타이어 체력이 크게 소진한 듯 베텔이 계속적으로 연석을 지나치는 아찔한 드라이빙을 연출했다.
58랩, 멕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이 결국 차고에 머신을 집어넣고는 리타이어했다. 레이스는 어느덧 5랩이 남은 상황. 이때 톱10은 알론소(페라리), 버튼(멕라렌), 베텔(레드불), 라이코넨(로터스), 코바야시(자우바), 페레즈(자우바), 슈마허(메르세데스), 웨버(레드불), 훌켄버그(포스인디아), 그리고 로스버그(메르세데스) 순이 되었다.
베텔이 맹렬하게 페이스를 올리며 2위 버튼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버튼에게 선두 알론소를 쫓아갈 체력은 더 이상 엿보이지 않고, 사실상 남은 레이스는 베텔이 언제 어떻게 버튼을 추월할까?에 집중된다. 레이스 종료를 고작 2랩 남겨두고 선두 알론소와 3초대로 벌어진 버튼을 3위 베텔이 턴6 헤어핀에서 추월했다.
알론소의 시즌 3번째 우승 저지를 시도해볼만한 시간은 베텔에게 많지 않았고, 결국 챔피언십 리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꽤 여유있게 체커기를 받으며 2010년 싱가포르 이후 오랜만에 폴-투-윈을 장식했다. 마지막 추월 기회를 놓치지 않은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2위, 젠슨 버튼(멕라렌)이 3위로 포디엄 피니시했다. 그러나 베텔이 버튼을 추월할 때 트랙을 벗어나 있었던 것에 멕라렌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스튜어드가 심의에 들어가, 베텔의 레이스 결과에 변동이 생길지도 모르게 되었다.
계속해서 4위는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차지했으며, 자우바 듀오 카무이 코바야시와 세르지오 페레즈가 각각 5위와 6위,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홈 레이스에서 7위, 독일인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와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를 앞지르고 마크 웨버(레드불)가 8위를 차지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은 계속해서 페르난도 알론소가 리드한다. 다만 웨버와 베텔과의 포인트차를 각각 13점에서 34점, 29점에서 36점으로 넓혔다. 또한 해밀턴의 리타이어로 인해 키미 라이코넨이 4위로 부상했다. 시즌 11차전 레이스는 다음 주 7월 29일 헝가로링에서 실시된다.
2012 F1 10차전 독일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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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페르난도 알론소 | 154 | 1 | 레드불 | 238 |
2 | 마크 웨버 | 120 | 2 | 페라리 | 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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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세바스찬 베텔 | 118 | 3 | ▲멕라렌 | 157 |
4 | ▲키미 라이코넨 | 95 | 4 | ▼로터스 | 156 |
5 | ▼루이스 해밀턴 | 92 | 5 | 메르세데스 | 105 |
6 | 니코 로스버그 | 76 | 6 | 자우바 | 78 |
7 | ▲젠슨 버튼 | 65 | 7 | 윌리암스 | 47 |
8 | ▼로만 그로장 | 61 | 8 | 포스인디아 | 46 |
9 | 세르지오 페레즈 | 47 | 9 | 토로 로소 | 6 |
10 | ▲카무이 코바야시 | 31 | 10 | 케이터햄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