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루카 디 몬테제몰로가 이탈리아 귀국 날짜를 잘못 선택한 게 분명하다.
오랜만에 패독을 방문한 페라리 회장 루카 디 몬테제몰로는 발렌시아 예선에서 페르난도 알론소가 고작 7위를 한 것을 보고선 낙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4시간 뒤에 알론소는 2012년 시즌 유일의 그랑프리 2회 우승자에 등극해 스페인 모국 팬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대환호를 받았다. 또한 알론소는 챔피언십 리드를 탈환하고 2위 드라이버와 20점이라는 큰 포인트차를 냈다.
그것이 다가 아니다. 포디엄의 나머지 두 단상에 페라리 시절에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키미 라이코넨(현 로터스)과 미하엘 슈마허(현 메르세데스)가 함께 자리했다. 슈마허에게 있어선 F1 복귀 후 처음으로 포디엄에 오른 것이었다.
밋밋한 전개가 될 것이란 당초 예상을 비웃듯 서프라이즈한 결과들로 가득했던 유럽 GP에서 세바스찬 베텔이 선두에서 독주를 펼치다 돌연 리타이어하고 루이스 해밀턴이 패스터 말도나도와 충돌해 잔뜩 성이 나 리타이어하면서 주요 챔피언십 경쟁자 두 사람이 모두 포인트 획득에 실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알론소와 우승을 다툰 것은 로만 그로장이었다. “그는 오늘의 빅 스타 중 한 명입니다.” 전 F1 팀 오너 에디 조던은 영국 BBC1에서 로터스 머신이 퍼지기 전까지 챔피언을 지낸 드라이버들과 우승을 다툰 신예 그로장의 레이스를 기꺼이 칭찬했다.
평소 같지 않게 감정적인 면을 드러낸 알론소는 체커기를 받은 후 서행하다 스페인 국기를 받아들고 그랜드스탠드 앞에 머신을 멈춰 세워 모국 팬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스탠드가 스페인 국기와 색으로 넘쳐났습니다. 유로 2012에서 스페인 축구 팀이 이긴 직후인 것도 있어, 이 순간 스페인인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