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2012년 6월 25일 07시 01분)
2012 FIA 포뮬러원 8차전 유럽 GP 결승 레이스가 한국시간으로 24일 21시에 5.419km 길이의 스페인 발렌시아 시가지 서킷에서 펼쳐졌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가장 규모있는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폴 주자로 선 일요일 스타팅 그리드는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프론트-로우에 베텔과 함께 나란히 서고,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와 로만 그로장(로터스), 키미 라이코넨(로터스)과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차례로 채워갔다. 프랙티스는 좋았지만 정작 예선은 실망스러웠던 젠슨 버튼(멕라렌)이 9그리드, 스페인 홈 관중의 열띤 응원을 받는 페라리 듀오 페르난도 알론소와 펠리페 마사가 7회 월드 챔피언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를 사이에 끼고 각각 11위와 13위, 토요일에 머신 트러블이 있었던 마크 웨버(레드불)는 19번째 그리드에서 스타트했다.
목요일부터 복통에 시달렸던 마루시아 드라이버 티모 글록이 예선에 불참한데 이어 결승 레이스에도 결장하면서 23대가 참전한 흔하지 않은 레이스가 되었다.
DRS 구간은 턴12를 향해 쭉 뻗는 백 스트레이트 한 곳. 계측지점은 턴8 직전에 설치되었다. 피렐리가 준비한 타이어는 소프트와 미디엄 컴파운드 타이어로, 기온이 높은 이곳 발렌시아에서는 타이어 관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베텔의 리드가 2랩에 1.9초로 확대되면서 그의 드라이빙에 평온함이 감돌았다. 그렇지만 뒤에서는 말도나도가 빠진 빈 자리를 그로장(로터스)이 채워 2위 해밀턴(멕라렌)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4랩에 톱10 오더는 베텔(레드불), 해밀턴(멕라렌), 그로장(로터스), 코바야시(자우바), 말도나도(윌리암스), 라이코넨(로터스), 훌켄버그(포스인디아), 알론소(페라리),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마사(페라리) 순.
베텔(레드불)의 리드가 9랩에 9.6초까지 벌어졌다. 사이드-바이-사이드로 턴12 외곽에서 해밀턴을 압박한 그로장이 반대 방향으로 꺾이는 턴13에서 되려 좋은 위치를 잡아 2위로 부상했다. 좀처럼 페이스가 오르지 않던 해밀턴을 그로장이 추월하면서 베텔의 독주가 위기에 닥칠 것이란 예측과 달리, 랩 타임에서 0.5초 정도 앞서는 베텔이 13랩에 오히려 갭을 12.5초로 넓혔다.
17랩에 선두 베텔이 소프트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트랙에 복귀했으나 그의 포지션은 바뀌지 않았다. 예선에서의 기세를 잃은 윌리암스의 말도나도가 DRS 구간에 이은 턴12에서 알론소(페라리)에게 추월 당했다. 6위 슈마허 뒤로 세나(윌리암스), 웨버(레드불), 알론소(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알론소의 거침없는 질주는 턴12에서 세나를 추월한 뒤로도 계속되었다. 알론소는 바로 다음 19랩에 슈마허(메르세데스)까지 추월했다.
코바야시(자우바)에게 추격을 받던 브루노 세나가 크게 스핀했다. 타이어에 펑크가 나고 프론트 윙이 파손된 세나가 만신창이가 된 윌리암스 머신을 끌고 20랩에 피트인, 코바야시 역시 예정되지 않은 피트인을 했다. 한편 그 시각, 쏜살같이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치고올라간 알론소가 턴8에서 마주친 디 레스타(포스인디아)의 안쪽 라인을 타고 4위로 부상했다. 디 레스타는 아직 피트스톱을 하지 않은 상태로, 두 바퀴를 더 진행해 24랩에야 처음으로 타이어를 교체했다.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워보이는 해밀턴이 2위 그로장으로부터 4.7초 뒤에서 3위 포지션을 지켜갔다.
사고가 다발했다. 포지션 다툼을 벌이던 베르뉴(토로 로소)의 뒷바퀴에 코바라이넨(케이터햄)의 프론트 윙이 충돌하면서 파편들이 트랙 위에 흩어져 세이프티 카가 출동했다. 이 사고 충격에 타이어에 펑크가 난 베르뉴가 데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어 리타이어했다.
베텔이 29랩에 두 번째 피트인을 했으나 이번에도 선두는 빼앗가지 않았다. 이어서 그로장과 해밀턴도 피트인했다. 그런데 멕라렌 피트크루의 프론트 잭 맨이 머신을 놓치는 바람에 해밀턴의 피트스톱이 길어졌고, 같은 랩에 피트인했던 알론소(페라리)와 라이코넨(로터스)이 먼저 피트아웃, 그와 동시에 해밀턴의 포디엄 다툼도 막을 내렸다.
세이프티 카의 선도 하에 베텔(레드불), 그로장(로터스), 알론소(페라리), 리카르도(토로 로소), 라이코넨(로터스), 해밀턴(멕라렌), 로스버그(메르세데스), 그리고 슈마허(메르세데스)가 차례로 대열을 이어갔다. 이때까지 선두그룹에서는 대부분 2스톱을 한 상태였으나 메르세데스 듀오는 1스톱이었다.
33랩에 세이프티 카가 들어가면서 레이스가 다시 재개되었다. 그런데 직후, 알론소(페라리)가 턴1에서 순식간에 2위 그로장을 추월했다. 뒤에서는 해밀턴(멕라렌)이 라이코넨(로터스)을 추월하고 5위로 부상했다. 레이스의 열기가 오를려던 참에 이번에는 마사(페라리)와 코바야시(자우바) 사이에 접촉이 발생해 다시 황색기가 발령되었다. 오른쪽 앞 타이어에 펑크가 난 마사는 피트인했다.
황색기가 발령된 트랙을 서행하는 대열 사이에서 난데없이 베텔의 머신이 카메라에 잡혔다. 페이스가 크게 떨어진 베텔은 주행 라인에서 벗어나 어기적댔고, 알론소가 새로운 리더가 되었음을 알리는 엔진음을 집어삼킬 정도로 큰 함성 속에 턴17을 간신히 벗어난 베텔이 결국 머신을 정차시키고 머신에서 내려 펜스를 향해 끼고 있던 장갑을 집어던졌다.
베텔의 원통함에도 레이스는 멈추지 않았다. 37랩에 접어든 레이스의 선두는 이제 페르난도 알론소. 그로부터 0.7초 뒤에서 그로장이 2위 포지션을 달렸고, 2.3초 뒤에서 해밀턴과 라이코넨이 따라 붙었다. 41랩, 베텔과 마찬가지로 르노 엔진을 사용하는 또 다른 프론트-러너 그로장마저 트랙 외곽에 멈췄다.
세 번째 피트스톱에서 신선한 타이어로 갈아 신은 케이터햄의 비탈리 페트로프가 10위로 부상했다. 이 러시아인 드라이버 뒤에는 놀랍게도 슈마허와 웨버가 있었는데, 얼마못가 페트로프는 둘에게 힘없이 추월을 허용하고 1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레이스 종료까지 남은 바퀴수는 9랩. 선두 알론소가 3.7초를 앞서고 있던 48랩에 또 다시 황색기가 발령되었다. 문제의 주인공은 좋은 레이스를 펼치던 페트로프(케이터햄). 추월과정에서 리카르도의 토로 로소 머신이 페트로프의 머신과 충돌해 턴14 주변에 파편이 산개했다.
49랩 턴14에서 슈마허(메르세데스)가 뒷심을 발휘해 버튼(멕라렌)을 추월하고 8위로 부상했고 이어서 웨버(레드불)도 버튼을 추월했다. 이제 버튼의 순위는 10위. 레이스 종료까지 5랩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알론소가 4초대 리드를 쥐었고, 해밀턴과 라이코넨이 1초 이내에서 포지션을 다퉜다. 그 시각 스튜어드는 레이스 중반에 마사와 충돌한 코바야시에게 책임을 물어 다음 레이스 5그리드 격하 패널티를 통보했다.
뒤에서는 슈마허와 웨버의 포지션 다툼이 끝날 줄을 모르고 이어졌다. 슈마허가 페레즈를 추월하자 이에 질세라 웨버도 능숙한 드라이빙으로 페레즈를 추월했다.
55랩 DRS 구간에서 드디어 라이코넨이 기회를 잡았다. 라이코넨은 해밀턴과 사이드-바이-사이드로 코너에 진입했지만 추월에 성공하진 못했는데, 하지만 끝까지 압박을 풀지 않은 라이코넨이 턴17에서 결국엔 추월을 성공시켰다. 라이코넨에게 추월 당한 뒤 최종 코너를 돌아나온 해밀턴 옆으로 이번에는 말도나도(윌리암스)가 사이드-바이-사이드로 붙었지만 턴1에서 말도나도가 먼저 속도를 늦추며 후퇴했다. 둘의 배틀은 턴12에서 종료되었다. DRS 구간에 이은 턴12에서 말도나도가 다시 사이드-바이-사이드를 만들었으나 해밀턴이 물러서지 않고 코스 외곽으로 말도나도를 압박, 이번만큼은 말도나도 역시 속도를 늦추지 않고 해밀턴에게 맞서면서 둘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고, 말도나도의 앞 타이어를 밟고 튀어오른 해밀턴이 반대편 월에 충돌해 큰 데미지를 입고 리타이어했다. 프론트 윙을 잃은 말도나도는 10위까지 포지션을 후퇴시켰다.
두 명의 드라이버가 선두권에서 물러나며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3위로 부상했다. 끝내 페르난도 알론소가 이번 시즌 최초로 2승째를 거둔 드라이버로써 체커기를 받으면서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2위에 등극,웨버와의 배틀에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은 대가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전·현직 페라리 드라이버들로 채워진 포디엄에 함께 섰다. 슈마허에게 있어서는 F1 복귀 후 첫 포디엄 입상이다.
19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해 4위를 한 마크 웨버(레드불)에게도 이번 레이스는 오랫동안 기억될 듯 싶다. 발렌시아 시가지 서킷에서 평소보다 강력한 페이스를 발휘해 주목 받았던 포스인디아에서 니코 훌켄버그가 5위, 그의 팀 메이트 폴 디 레스타가 7위를 했으며,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혼란을 뚫고 6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분투 끝에 젠슨 버튼(멕라렌)이 8위, 세르지오 페레즈(자우바)가 9위,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가 10위를 마무리 지었다.
모국에서 개최된 레이스에서 페르난도 알론소가 다시 드라이버 챔피언십 선두를 탈환했다. 알론소의 포인트는 111점. 챔피언십 경쟁자였던 루이스 해밀턴과 세바스찬 베텔이 리타이어하면서 3, 4위로 떨어졌고, 마크 웨버가 91점으로 2위가 되었다.
다음 레이스의 무대는 영국이다. 7월 6일부터 실버스톤에서 시작되는 시즌 9번째 레이스 주말은 8일에 막을 내린다.
2012 F1 8차전 유럽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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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페르난도 알론소 | 111 | 1 | 레드불 | 176 |
| 2 | ▲마크 웨버 | 91 | 2 | 멕라렌 | 137 |
|---|---|---|---|---|---|
| 3 | ▼루이스 해밀턴 | 88 | 3 | 로터스 | 126 |
| 4 | ▼세바스찬 베텔 | 85 | 4 | 페라리 | 122 |
| 5 | 니코 로스버그 | 75 | 5 | 메르세데스 | 92 |
| 6 | 키미 라이코넨 | 73 | 6 | 자우바 | 60 |
| 7 | 로만 그로장 | 53 | 7 | 윌리암스 | 45 |
| 8 | 젠슨 버튼 | 49 | 8 | 포스인디아 | 44 |
| 9 | 세르지오 페레즈 | 39 | 9 | 토로 로소 | 6 |
| 10 | 패스터 말도나도 | 30 | 10 | 케이터햄 | 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