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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2 F1] 7차전 캐나다 GP 결승 레이스 - 해밀턴, 7번째 우승자되다.

사진:멕라렌/Getty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7차전 캐나다 GP가 한국시간으로 11일 월요일 새벽 3시에 막이 올랐다.

 총 70바퀴를 도는 시즌 7차전 레이스에 피렐리가 투입한 두 종류의 타이어는 슈퍼소프트(옵션)와 소프트(프라임). 1스톱 전략도 가능하다고 전망하는 피렐리는 세인트 로렌스강에 인공적으로 건설된 섬의 둘레를 따라 포장된 4.361km 길이의 질 빌르너브 서킷에서 슈퍼소프트와 소프트 타이어의 랩 타임 차를 대략 0.5초 정도로 예상했다.

 스타팅 그리드 맨 앞에는 토요일 예선에서 압도적인 스피드로 피트레인을 당혹스럽게 만든 레드불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이 섰다. 24세 디펜딩 챔피언은 시즌 첫 승을 거뒀던 바레인에 이어 이곳 캐나다에서 시즌 두 번째 폴을 획득했다. 베텔 옆에는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그 뒤로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와 마크 웨버(레드불),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와 펠리페 마사(페라리), 로만 그로장(로터스)과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와 젠슨 버튼(멕라렌)으로 이어졌고, 이들 중 웨버, 버튼, 라이코넨 세 명만이 노란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있었다.

 질 빌르너브 서킷의 명물을 꼽자면 그 중 하나가 바로 ‘Wall of Champions’다. 최종 시케인 출구 우측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외벽에 이러한 별명이 붙은 이유는 다수의 챔피언들이 마치 통과의례처럼 사고를 겪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그 의미가 어찌되었건, 예선 Q2에서 이곳에 충돌한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는 일말의 기쁨도 느끼지 못했다. 사고 충격으로 인해 기어박스 교체가 요구되었고 그 바람에 패널티를 받아 22그리드에서 출발해야했기 때문.



 ‘S’자를 그리며 연속해서 이어지는 턴1과 턴2가 발산하는 불길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안은 채 시작된 레이스는 폴 주자 세바스찬 베텔이 모는 푸른 레드불 머신이 성큼 앞장서고, 해밀턴에 이어 알론소, 그리고 웨버와 로스버그가 사이드-바이-사이드로 꼬리를 물고 턴2를 빠져나갔다. 아무런 사고 없이 매끈하게 ‘S’자 곡선을 그려나간 대열 사이에서 5위로 출발했던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웨버(레드불)를 압박하며 턴1을 향했으나 추월에 성공하지는 못했고, 나중엔 오히려 마사의 타켓이 되었다.

 로스버그와 힘겨루기를 이어가던 마사(페라리)가 3랩 최종코너에서 추월에 성공해 6위로 포지션을 올렸다. 그러나 마사는 턴1을 돌아나가던 중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며 스핀해 1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앞에서는 베텔이 점진적으로 리드를 넓혀갔지만 2위 해밀턴(멕라렌)이 속도를 높이며 응수를 둬 1.8초 근처에서 갭이 유지되었다. 베텔은 9랩에 리드를 2.1초로 넓혔다. 반면 이번 주말에 적절한 밸런스를 찾지 못한 모습의 메르세데스는 고전하는 형국으로, 로스버그가 뒷타이어 마모와 연료소모에 주의를 기울이느라 선두권에서 점차 멀어져갔다.

 10랩을 넘어가면서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드라이버들 곁으로 피트인 타이밍이 다가왔다. 가장 먼저 13랩에 마사(페라리)가 슈퍼소프트에서 소프트로 교체했고, 이어서 디 레스타(포스인디아)와 슈마허(메르세데스)가 피트인했다. 예선에서 신선한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모두 써버린 고전하는 7위 버튼(멕라렌)을 키미 라이코넨이 15랩에 추월했다.

 0.7초까지 공격적으로 좁혀들어온 해밀턴(멕라렌)으로부터 압박을 받던 베텔이 17랩에 피트인했다. 베텔은 슈퍼소프트에서 소프트로 타이어를 교체했다. 바로 다음 랩에는 해밀턴이 피트인해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피트박스를 떠나기 전,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도 지연을 일으킨 해밀턴은 추월이 불가능할거란 예상을 깨고 베텔보다 앞서서 트랙에 나와 선두를 점했다.

 이제 모두의 주목은 알론소에게 향했다. 예상보다 한 바퀴를 더 주회하고 피트인한 알론소는 신속하게 피트워크를 마치고 해밀턴과 베텔 앞으로 나와 선두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타이어에 열이 오르지 않았던 알론소는 DRS를 가동한 해밀턴에게 비교적 쉽게 허용을 추월했다. 타이어에 열기를 얻은 알론소가 페이스를 찾으면서 진정된 톱3는 해밀턴(멕라렌), 알론소(페라리), 베텔(레드불) 순이 되었다.

 상위 13명의 드라이버가 모두 소프트 타이어로 달린 27랩에 선두를 달린 해밀턴의 리드는 3.1초. 이때까지도 4위 라이코넨(로터스), 5위 페레즈(자우바), 그리고 10위 말도나도(윌리암스)는 피트스톱을 하지 않았다. HRT 베테랑 드라이버 데 라 로사는 27랩에 처음 들어간 피트에서 나오지 않았다. 바퀴에서 검은 연기를 뿜는 머신과 함께 차고로 들어간 그는 브레이크에 큰 이상이 발생했는지 리타이어했다.

 라이코넨(로터스), 페레즈(자우바), 마크 웨버(레드불)가 0.5초 간격으로 꼬리를 물었다. 이 무렵 라이코넨과 3위 베텔의 갭은 5.3초, 2위 알론소와 베텔의 갭은 1.3초였다. 같은 시각 34랩에 멕라렌의 젠슨 버튼이 두 번째 피트스톱에서 소프트에서 다시 슈퍼소프트로 갈아신었다. 39랩에는 종전까지 웨버를 쫓던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피트인했다.

 41랩에 첫 피트스톱을 실시해 소프트에서 슈퍼소프트로 타이어를 갈아 신은 라이코넨(로터스)이 이제 막 홈 스트레이트를 지난 때였다. 턴1에 진입하려는 라이코넨의 왼편으로 순간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공략해 들어왔고, 이어진 커브에서 오히려 유리한 포지션을 잡게 된 로스버그가 턴2에서 만나는 피트출구를 빠져나오던 코바야시(자우바)를 앞질러 라이코넨을 떼어놓았다.

 종전까지 코바야시와 터프한 배틀을 벌이던 슈마허(메르세데스) 머신의 DRS가 고장나 피트인을 강요 받았다. 어떻게 된일인지 피트크루가 아무리 힘으로 눌려도 리어 윙 플랩이 내려가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슈마허는 또 다시 리타이어에 내몰리고 말았다. 올해에만 벌써 5번째 리타이어다.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가 피트레인 속도 위반으로 드라이브-스루 패널티를 받았다. 51랩, 2.6초 리드를 하던 선두 해밀턴이 마지막 피트스톱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지연을 일으킨 해밀턴은 소프트 타이어를 착용하고 3위로 복귀했다. 그 사이 다시금 선두가 된 알론소(페라리)와 14초라는 거리에 있었던 3위 해밀턴이 알론소보다 1초 빠른 랩을 연속해서 지르며 서서히 전진했다.

 이제 알론소(페라리)와 베텔(레드불)이 피트인을 할 차례였지만 둘은 계속해서 트랙을 질주했다. 그렇게 레이스 종료까지 10랩이 남은 상황에 이르렀을 때, 3위 해밀턴이 베텔 바로 뒤까지 접근했다. 베텔이 명백히 느렸던 상황으로, 턴10 헤어핀을 지나 등장한 DRS 구간에서 윙 플랩을 젖힌 해밀턴은 베텔을 손쉽게 추월했고, 금세 알론소에게 달라붙었다.

 레이스 종료를 6랩 남겨두고 결국 피트인을 선택한 베텔이 그로장(로터스)과 페레즈(자우바) 뒤 5위로 복귀했다. 그 시각 앞에서는 해밀턴이 DRS를 가동시켜 느긋하게 알론소를 추월하고 선두에 섰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랩 타임에서 무려 3초나 앞서는 로만 그로장(로터스)이 DRS 구간에서 알론소를 추월하고 2위로 올라섰다. 레이스 종료를 2랩 남겨두고는 페레즈(자우바)에게도 추월 당한 알론소가 끝내 포디엄을 손에서 놓쳤고, 바로 다음 랩에는 베텔(레드불)이 턴10 헤어핀 진입 때 추월에 성공해 알론소의 순위는 5위가 되었다.

 그렇게 캐나다 GP 우승 트로피는 올해 7번째 새로운 우승자 루이스 해밀턴의 품에 안겼다. 알론소와 같은 1스톱 전략을 선택했지만 결과는 다른 로만 그로장(로터스)과 세르지오 페레즈(자우바)가 각각 2위와 3위로 깜짝 포디엄에 입상했다. 바레인에서 이미 포디엄에 섰던 그로장과 말레이시아에서 포디엄에 섰던 페레즈 두 사람에게 있어 이것은 시즌 두 번째 포디엄 피니시. 루이스 해밀턴이 우승한 것은 작년 아부다비 GP 이후 처음으로, 3위에만 머물렀던 초반 3경기 때 느꼈던 갈증을 이번에 해갈했다.

 한편, 전략이 완벽하게 먹히진 않았지만 레이스 종료까지 6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피트스톱을 감행한 팀의 과감한 결단에 효과를 본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를 앞지르고 4위를 했으며,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마크 웨버(레드불),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을 앞지르고 6위,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가 9위, 2스톱 전략을 사용한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10위로 포인트권내에 피니시했다.

 이번 7차전 레이스 결과로 루이스 해밀턴이 드라이버 챔피언십 선두에 부상했다. 새 배기설계에 만족해했지만 전략 미스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알론소는 2위로 내려앉았다. 이제 챔피언십 선두 해밀턴과 2위 알론소는 2점차, 알론소와 3위 베텔은 겨우 1점차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은 이제 다시 유럽으로 핸들을 틀어 발렌시아에서 8번째 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시간으로 22일 17시에 1차 프랙티스로 시작되는 다음 레이스 주말은 24일에 막이 내린다. 발렌시아 결승 레이스는 24일 일요일 21시부터다.


2012 F1 7차전 캐나다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1위 ▲루이스 해밀턴 88 1위 레드불 164
2위▼페르난도 알론소 86 2위 멕라렌 133
3위▼세바스찬 베텔 85 3위 ▲로터스 108
4위▼마크 웨버 79 4위 ▼페라리 97
5위 니코 로스버그 67 5위 메르세데스 69
6위 키미 라이코넨 55 6위 ▲자우바 58
7위 ▲로만 그로장 53 7위 ▼윌리암스 44
8위 ▼젠슨 버튼 45 8위 포스인디아 28
9위 ▲세르지오 페레즈 37 9위 토로 로소 6
10위 ▼패스터 말도나도 29 10위 케이터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