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를 질투한 자연흡기의 반격

사진:포르쉐

‘파나메라 터보’와 ‘터보 S’가 이미 짜릿한 퍼포먼스를 선사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자연흡기를 사랑하는 마음에 ‘파나메라 S’나 ‘4S’에 강하게 집착한다.

가장 강력한 자연흡기 포르쉐에게 부여되는 ‘GTS’ 배지를 단 ‘파나메라 GTS’가 국내시장에 출시되었다. 작년 11월에 처음 베일을 벗은 ‘파나메라 GTS’는 사륜구동 스포츠 버전 ‘4S’에 뿌리를 두고, ‘터보’ 어깨 너머로 배운대로 서스펜션을 10mm 낮추고 탄성을 억제했으며 리어 트레드를 10mm 넓혔다. ‘터보’와 동일한 휠, 타이어, 브레이크를 장착했고 PDK 기어박스와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장비했다.

물론 엔진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배기량 4.8리터 V8 엔진에서 밸브 리프트과 밸브 스프링이 모두 강화되고 흡기와 배기장치의 제한이 완화되었다. 그래서 결론은? 6,700rpm에서 7,100rpm으로 최대회전수가 넓어졌고 최고출력은 30ps 늘어나 430ps가 되었다. 토크도 2kg-m 부풀어 올랐다.

윈도우 테두리를 따라 장식되었던 크롬을 제거한 ‘파나메라 GTS’는 ‘터보’보다 가볍고 날이 선 핸들링처럼 외관을 통해 보여지는 시각적인 무게감도 상대적으로 가볍다.

그렇지만 5미터에 고작 30mm 모자란 전장과 1,920kg 중량은 부담스러운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파나메라 GTS’는 그런 조합을 콤플렉스로 느끼지 않고 최고속도 288km/h를 기록하면서 0-100km/h 제로백을 고작 4.5초에 소화시킨다. ‘파나메라 4S’와 비교한다면 0.3초 빠르다. 심지어는 BMW M5(4.3초), 메르세데스-벤츠 CLS 63 AMG(4.4초)에도 비등하다.

이러한 놀라운 가속력을 말할 때 스포츠 크로노에 딸려오는 런치 컨트롤과 사륜구동 시스템의 탁월한 타이어 슬립 제거 능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파나메라 GTS’는 다른 파나메라 모델보다 매력적인 드라이빙을 약속한다. 날렵하게 코너에 머리를 넣은 뒤 안정감 있게 라인을 그릴 때 그 약속을 가장 진정성 있게 느낄 수 있다. 만약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 옵션 리스트에서 액티브 안티-롤 바와 토크 벡터링이 포함된 PDCC(다이내믹 섀시 컨트롤)에 체크한다면 더욱 민첩하게 차체를 조종할 수 있다.

장시간 신경을 곤두세우고 질주하다 문득 급격하게 체력이 소진된 자신을 알아챈다면 서스펜션 모드를 컴포트(Comfort)에 맞추고 나긋나긋하게 라이딩하면 된다. 이때에도 와인딩 로드를 타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해보이는 ‘파나메라 GTS’에게도 단점은 있다. ‘4S’에 비해 2천만원 가까이 비싸고(국내기준), ‘911’이나 ‘복스터’처럼 구조적으로 유니크함이 없는 ‘파나메라 GTS’는 애스턴 마틴 라피드와 같이 놓고 봤을 때 굳이 가산점을 줘야 할 특별함을 찾기 힘들다. 더구나 ‘BMW M5’나 ‘메르세데스-벤츠 CLS 63 AMG’가 더 강력한 퍼포먼스와 캐릭터를 소유하고 있고 가격도 싸다.

그렇다보니 포르쉐를 소유한다는 자긍심과 점점 희귀해지는 자연흡기 유닛이 가지는 퓨어 드라이빙 필링 이 두 가지가 ‘파나메라 GTS’ 구입을 검토하게 만드는 가장 명료한 포인트다.

장x폭x고: 4,970x1,931x1,408mm

휠베이스: 2,920mm

엔진: 4,806cc V8 32밸브 자연흡기 (B)96.0x(S)83.0mm

트랜스미션: 7단 PDK 더블 클러치

출력: 430ps(424hp)/6,700rpm

토크: 53kg-m(520Nm)/3,500rpm

최고속도: 288km/h

0-100km/h: 4.5초

0-160km/h: 10.9초

0-200km/h: 17.9초

구동계배치: 앞엔진네바퀴굴림

서스펜션: (F)더블 위시본, (R)멀티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