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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1 F1] 최종전 브라질 GP 결승 레이스 - 웨버 환희의 시즌 첫 승!

사진:레드불/GEPA/페라리

 2011 F1 시즌 최종전 브라질 GP 결승 레이스가 28일 상파울로 인터라고스 서킷에서 펼쳐졌다.

 레이스 직전, 브라질 GP의 포커스는 땅이 아니라 하늘을 향했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때문이었다. 레이스 시작 1시간 전까지도 서킷은 건조한 상태였지만 각 팀의 피트월에서는 스타트 전후로 빗방울이 떨어진다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 총 71랩으로 진행된 브라질 GP에 피렐리가 투입한 타이어 컴파운드는 소프트와 미디엄 두 종, 턴3 출구부터 턴4 입구까지 백스트레이트에 DRS 존이 설정되었다.


 후속 머신만 사용할 수 있어 가장 앞에서 달리면 DRS를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전례가 없는 시즌 15번째 폴 포지션 획득을 기록한 브라질에서도 어김없이 스타팅 그리드 맨 앞 자리를 차지, 베텔의 레드불 팀 메이트 마크 웨버가 2그리드, 그리고 젠슨 버튼(멕라렌)이 3그리드에 계속됐다.

 28일 한국시간으로 1시에 시작된 레이스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군더더기 없는 스타트로 크게 앞서갔다. 턴1에서 마크 웨버(레드불)가 안쪽 라인을 먼저 점해 3그리드에서 출발한 젠슨 버튼(멕라렌)에게서 포지션을 지켜냈다. 버튼(멕라렌), 알론소(페라리), 해밀턴(멕라렌), 마사(페라리), 로스버그(메르세데스GP)가 차례로 턴1을 통과, 오프닝 랩에서 눈에 띄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12그리드에서 출발했던 루벤스 바리첼로(윌리암스)가 스타트에서 이렇다할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순식간에 20위로 추락해버리고 말았다.

 슈마허(메르세데스GP)가 턴1에서 브루노 세나(르노) 바깥으로 추월을 시도했다. 그러나 서로 지향하는 이상적인 레코드 라인이 달랐던 둘은 작은 접촉을 일으켰고, 세나의 프론트 윙에 찍힌 슈마허가 우측 뒷타이어에 데미지를 입어 페이스를 크게 떨어뜨렸다. 3랩과 5랩에 최속 랩 타임을 연발한 베텔이 2.5초로 리드를 넓혀갔다. 턴6에서는 알론소(페라리)가 어렵지 않게 버튼(멕라렌)을 추월하고 3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그 시각,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찾아왔다. 베텔의 ‘RB7’에 기어박스 트러블이 발생한 것. 이렇게 되자 2위를 달리고 있던 레드불 팀 메이트 마크 웨버가 추격에 발동을 걸었다.

 첫 번째 피트스톱에서 모든 상위 드라이버들이 소프트 타이어로 갈아신었다. 기어박스 트러블에도 베텔은 DRS의 힘을 빌려 펠리페 마사(페라리)를 손쉽게 추월하고 선두에 다시 복귀했다. 22랩에 인터라고스에서 가장 빠른 드라이버는 마크 웨버였다. 그는 팀 메이트 베텔의 랩 타임을 0.5초 상회하며 23랩에 2.8초였던 갭을 27랩에 1.4초로 단축하고 베텔에게 성큼 다가섰다.

 티모 글록(버진)이 피트박스를 막 떠날 때 제대로 잠기지 않은 좌측 뒷바퀴가 머신에서 벗어나는 아찔한 상황이 카메라에 포착되고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가 턴7 월에 충돌해 황색기가 발동된 사이, 힘겹게 선두를 지켜가던 베텔(레드불)이 턴1에서 팀 메이트 웨버에게 순순히 포지션을 양도했다. 시즌 최종전까지도 레드불의 압도적인 페이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페라리는 그 시각 알론소를 앞세워 8.9초 뒤에 있었다.

 비탈리 페트로프(르노)가 시작을 끊은 두 번째 피트스톱을 32랩에 버튼(멕라렌)이 이어갔다. 당시 4위를 달리고 있었던 버튼은 미디엄으로 타이어를 갈아 신고 마사(페라리) 뒤 6위로 코스복귀했으며, 34랩에 피트인한 해밀턴은 멕라렌 팀 메이트 버튼과 다른 전략을 선택해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버튼 뒤로 복귀했다.

 하드 타이어를 신은 버튼보다 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자신이 더 느리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알론소(페라리)가 36랩에 소프트에서 또 다시 소프트로 교체했다. 한편 레드불에서는 선두 웨버가 소프트로, 팀 메이트 베텔도 소프트로 교체해 3스톱 전략을 취했다.

 이때 톱10은 웨버(레드불), 베텔(레드불), 알론소(페라리), 버튼(멕라렌), 마사(페라리), 해밀턴(멕라렌), 수틸(포스인디아), 로스버그(메르세데스GP), 코바야시(자우바), 알구에수아리(토로 로소) 순이었다. 두 번째 피트스톱을 마친 직후 해밀턴의 기어박스에서도 이상이 발생했다. 마사를 추격하는 해밀턴의 페이스에서 아픈 구석이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지만, KERS 부스트를 발동시켜 마사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하는 순간 해밀턴의 기어박스가 돌연 중립으로 고꾸라져 더 이상 레이스를 이어갈 수 없었다.

 해밀턴(멕라렌)은 여기서 레이스를 마쳐야했지만, 기어박스 트러블을 안은 채 레이스 절반 이상을 톱2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베텔(레드불)은 놀랍게도 51랩에 선두 웨버와 3위 알론소에게 각각 6초와 11.2초 갭을 나타냈다. 웨버와의 갭이 벌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알론소와의 갭이 벌어졌다.

 이미 두 번째 피트스톱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했던 버튼(멕라렌)이 52랩에 또 다시 미디엄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갈아 신었고, 코스에 복귀한 버튼은 3위 알론소(페라리)와의 격차를 3초대로 성큼 줄였다. 특히 섹터2에서 빨랐던 버튼은 62랩에 드디어 알론소를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다. 턴1에서 버튼은 추월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3개 코너를 지나 등장한 백스트레이트에 마련된 DRS 존에서 다시 추월을 시도해 알론소를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다.

 기어박스 트러블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던 베텔이 이제 버튼의 새로운 사냥감이 되었다. 턴4와 턴5 사이 Descida do Lago에서 코스를 벗어나는 베텔의 실수 덕분에 수고를 덜 수 있었던 버튼은 레이스 종료까지 5랩을 남겨두고 9초까지 갭을 좁혔다. 생각보다 부상이 심각하지 않았던 걸까? 베텔은 끝내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레이스 시작과 동시에 떨어질거라 예보되었던 비도 결국엔 내리지 않았다.

 이미 타이틀이 제 주인을 찾아간 와중에도 박진감이 느껴졌던 2011 F1 시즌 최종전 브라질 GP는 결국 마크 웨버(레드불)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팀 메이트 베텔이 군림한 2011년에 처음으로 우승을 거머쥔 웨버는 F1 캐리어 통산 7번째 우승을 음미했다.



 불안정한 머신을 끝까지 잘 컨트롤해낸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2위, 예상을 빗나간 전략에도 성공적으로 포디엄에 입상해 드라이버 챔피언십 2위를 차지한 젠슨 버튼(멕라렌)이 3위, 그리고 페르난도 알론소와 2스톱 전략을 사용한 펠리페 마사 두 페라리 드라이버가 나란히 4위와 5위로 완주했다. 또한 포스인디아의 에이드리안 수틸이 사이드-바이-사이드 명장면을 함께 연출했던 로스버그보다 먼저 6위로 체커기를 받았고, 7위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GP) 뒤로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8위,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가 팀 챔피언십 라이벌 토로 로소 드라이버들을 따돌리고 9위, 그리고 비탈리 페트로프(르노)가 10위로 브라질 GP를 마쳤다.

 한편, 레이스가 종료된 직후 모국 레이스를 톱5로 마친 펠리페 마사는 피트로 돌아가기 전 도넛을 그리며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2011 F1 19차전 브라질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392 1 레드불 650
2 젠슨 버튼 270 2 멕라렌 497
3 ▲마크 웨버 258 3 페라리 375
4 ▼페르난도 알론소 257 4 메르세데스GP 165
5 루이스 해밀턴 227 5 르노 73
6 펠리페 마사 118 6 포스인디아 69
7 니코 로스버그 89 7 자우바 44
8 미하엘 슈마허 76 8 토로 로소 41
9 ▲에이드리안 수틸 42 9 윌리암스 5
10 ▼비탈리 페트로프 37 10 팀 로터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