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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Car?

혁신? 성숙을 택한 3세대 - 2012 Mercedes-Benz SLK

사진:벤츠


 1세대 ‘SLK’가 등장한 1996년 이후 차급을 가리지 않고 난무한 전동 메탈 루프는 자동차 업계에서 더 이상 신성한 존재가 아니다. 기술력이 발전해 이제는 차량의 속도가 빨라지면 펄럭이지도 그렇다고 손수 접었다 펴느라 손톱을 깨뜨릴 일도 없는 패브릭 루프가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우디의 컴팩트 로드스터 트렁크 룸보다 25리터 손해를 보면서도 전동 메탈 루프를 버리지 않았다. 대신 ‘매직 스카이 컨트롤’을 접목했다.

 이들은 매직 스카이 컨트롤이 아우디 TT나 BMW Z4에는 없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미안하지만 전류를 이용해 유리의 투명도를 단계적으로 바꾸는 기술을 페라리가 ‘575M 슈퍼아메리카’를 통해 먼저 상용화했었다는 사실이 완전히 잊혀지지 않았기에 메르세데스-벤츠가 사용하는 ‘혁신’이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

 그렇다면 3세대로 진화된 신형 ‘SLK’ 그 자신은 어떨까? 명백한 건 선대까지 40%를 육박하던 여성 소비자들 대부분이 SLK에게 매몰차게 차였다는 거다.
 
 SLS에서 촉발된 최신 디자인 언어와 1960년대 ‘SL 190’의 디자인 요소가 접목된 외관은 남성적인 색채가 강해졌고 전에 없던 레트로 필을 발산한다. 좌우로 떡 벌어진 1세대에서 가져온 듯한 헤드라이트, 당장이라도 먹잇감을 낚아챌 기세로 곧게 날개를 뻗은 3포인트 스타 엠블럼과 돌출된 프론트 그릴, 그리고 길고 낮은 본네트에서 그러한 이면을 감지할 수 있다.

 SLS를 닮은 센터페시아 상단에 확고하게 자리한 디스플레이와 큼지막한 원형 온도조절 다이얼 등은 외관에서 느껴졌던 레트로 필을 좇는 듯 이전보다 정갈하고 논리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도 촌스러운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억센 코너링에서 신체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시트는 폭넓게 조절이 가능해 안락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며 전폭에서 33mm가 넓어졌기 때문인지 팔꿈치 공간에서 한층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요즘 추세가 그렇듯 신형 ‘SLK’도 더욱 청정하고 검소하게 달린다. 모든 가솔린 엔진에 직접분사 장치와 오토매틱 아이들링 스톱/스타트 장비를 채용해 전체 연비를 개선시킨 신형 SLK는 ‘350’ 모델의 연비를 무려 23%나 개선시켰다. 주유비 23%를 벌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다.

 ‘350’에 탑재된 V6 엔진은 비교적 무거운 자연흡기를 고수하고 있다. 그렇지만 피스톤 왕복 운동에 의한 진동을 줄여주는 밸런서 샤프트에 이상적인 각도 60도로 V앵글을 고쳐 잡았다. (이전 3.5 V6 엔진은 90도였다.) 이로 인한 출력 손실은 없다. 대신 토크가 소폭 상승했으며 가속감이 매끄러워졌다. 5.6초 제로백을 선사하는 306ps 출력 3.5 V6 엔진은 적정 수준의 연비 약 14.1km/L를 제공한다.

 그래도 신형 ‘SLK’를 구입할 때 내릴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1796cc 4기통 DI 터보 엔진이 아닐까? 3세대에 처음 투입된 4기통 엔진은 2,000~ 4,300rpm에서 31.6kg-m 토크, 5,500rpm에서 204ps 출력을 발휘, 7G-트로닉 플러스 트랜스미션과 함께 ‘250’ 모델에 탑재돼 6.6초 제로백, 약 16.1km/L 연비를 기록한다. 무엇보다 ‘350’보다 1천만원 이상 저렴하다.

 고장력 스틸과 운전석 뒤에 추가 설치된 크로스멤버 덕에 섀시의 강건함이 높아지고 본네트, 프론트 휀더, 크로스멤버를 알루미늄으로, 그리고 폴딩 루프에 마그네슘 프레임을 사용하는 등 경량화 또한 일군 3세대의 핸들링은 이전보다 날카로워졌다. 
V6보다 40kg 가벼워 그만큼 앞 차축에 부담을 덜주는 4기통 터보 엔진에서 그러한 날카로움을 느끼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 전혀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BMW Z4나 포르쉐 복스터를 위협할 정도로 대담하진 않다. 전부터 고품격을 지향해온 SLK는 그보다 3세대에서 정점을 찍은 나긋나긋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이러한 나긋나긋함은 전자제어식 댐핑 시스템에서 놀랍도록 두드러진다. 전자제어식 댐핑 시스템이 제공되는 다이내믹 핸들링 패키지는 분주한 손놀림을 줄일 수 있고 피드백이 좋아지는 가변비 랙 앤 피니언 시스템, 언더스티어 개선으로 연결되는 토크 벡터링 브레이크를 함께 묶여 제공된다. 다이내믹 핸들링 패키지의 가격은 1.416,10유로(약 220만원). 루프를 닫은 상태에서도 루프를 연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매직 스카이 컨트롤은 2,368.10유로(약 370만원)다.



메르세데스-벤츠 SLK
SLK 200 BlueEFFICIENCY SLK 250 BlueEFFICIENCY SLK 350 BlueEFFICIENCY
가격 3만 8,675유로(약 6천만원) 4만 4,256.10유로(약 6천 870만원) 5만 2,300.50유로(약 8천 120만원)
전X폭X고 4134x1810x1301mm
휠베이스 2430mm
공차중량 1.435kg(1.470kg) 1,500kg 1,540kg
엔진 1,796cc 4기통 16밸브 직분 터보 3,498cc V6 24밸브 직분
변속기 6단 수동/7단 자동 7단 자동 7단 자동
출력 184PS(181hp, 135kW)/5.250rpm 204PS(201hp, 150kW)/5,500rpm 306PS(302hp, 225kW)/6,500rpm
토크 27.5kg-m(270Nm)/1,800- 4,600rpm 31.6kg-m(310Nm)/2,000- 4,300rpm 37.7kg-m(370Nm)/3,500rpm
0-100km/h 7.3초(7.0초) 6.6초 5.6초
최고속도 240km/h(237km/h) 243km/h 250km/h
서스펜션 (F)3링크 스트러트, (R)멀티 링크
구동계배치 앞엔진 뒷바퀴굴림
평균연비 약 16.4km/L 약 16.1km/L 약 14.1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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