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을 기점으로 그룹B 랠리에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랠리 카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아우디 스포츠 콰트로’, ‘란치아 델타 S4’, ‘푸조 205T16’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었다.
당시에 포드는 3세대 ‘에스코트’를 기반으로 후륜 구동 섀시에 터보차저를 얹은 ‘에스코트 RS 1700T’를 개발하고 있었으나 개발 과정에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프로젝트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니, 그렇게 탄생한 것이 ‘RS200’이다.
1984년에 등장한 ‘RS200’은 독특한 생김새로 먼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GT40’에 이은 포드의 두 번째 미드십 모델이였던 ‘RS200’의 독특한 외형은 기아(Ghia) 디자인 스튜디오의 필립포 사피노(Filippo Sapino)가 구현, 섀시는 F1 설계자 토니 사우게이트(Tony Southgate)와 F1 엔지니어 존 휠러(John Wheeler)가 함께 설계했다.
코스워스 ‘BDT’ 1.8리터 엔진은 플라스틱/케블라 합성 바디 가운데에 탑재되었다. 여기다 앞 차축에 최대한 가까이 트랜스미션을 배치해 50대50에 가까운 전후 중량밸런스를 구현해냈으며, 네 귀퉁이에는 트윈 쇼크업소버 더블 위시본을 장착, 아우디, 란치아, 푸조에 맞서기 위해 후륜 구동을 걷어내고 노면 조건에 따라 전후륜에 37대63, 50대50, 또는 순수 후륜구동 3가지 방법으로 토크를 분배하는 4륜 구동을 채택했다.
동시대를 싸웠던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평을 이끌어낸 ‘RS200’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육중한 터보 랙과 거친 변속장치로, 전력을 다해 퍼포먼스를 발휘하는데 스스로 걸림돌을 놓았다. 본연의 임무였던 그룹B 랠리에서의 활약상도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