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이토록 쏜살같이 흘렀단 말인가? ‘닛산 GT-R’이 혜성처럼 등장한지 벌써 3년이 지났다. 더구나 그 사이 페이스리프트까지 거쳤다.
누군가는 2011년형 ‘GT-R’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 표현하는데 반색한다. 전후 범퍼에 쿨링 덕트가 추가되고 LED 램프가 자리한 입꼬리 주변으로 주름이 늘어난 것 말고는 겉으로 별로 달라진 게 없으니 ‘페이스리프트’라는 표현이 호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485마력으로 3.5초 제로백을 찍었던 2008년에 “4인승 양산차 가운데 가장 빠른 가속력”으로 기네스 북에도 등재되었던 ‘닛산 GT-R’은 2011년형으로 거듭나면서 486ps 출력은 530ps로, 60kg-m 토크는 62.4kg-m로 성장했다.
파워가 성장함과 동시에 수백kg이 늘어난 게 아니다보니 줄어든 제로백으로 이제 3.0초를 찍는다.
스포츠 크로노 플러스 패키지를 얹은 제로백 3.3초 ‘포르쉐 911 터보 S’ 말고도 람보르기니, 페라리 현역 모델들과 비교해도 2011년형 ‘GT-R’이 가장 앞에 선다.
도대체 ‘GT-R’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코스카(3세대 스카이라인의 애칭)’ 시대를 회상하며 엔진 커버에 붉은 물감을 칠한 3.8 V6 트윈터보 엔진은 과급압이 높아지고 흡배기 매니폴드와 밸브 타이밍에 조정이 이루어져 이마만큼 파워가 상승했다.
카본 합성소재로 제작된 스트러트 바가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스테빌라이저 바, 스프링, 댐퍼가 강화되는 등 섀시에도 물론 조정이 이루어져 체감이 가능할 정도로 그립이 크게 향상되었다.
더욱 단단하고 가벼운 단조 알루미늄 휠에서는 3kg이 떨어져나가 스프링 하중량이 개선되었고, 390mm로 10mm 성장한 브레이크 디스크는 제동력은 물론 냉각율도 빨라졌다. 이결과, 2010년형에 비해 밸런스가 좋아졌고 언더스티어가 호전돼 그만큼 보다 날쎈 코너링이 가능해졌다.
3200~ 5200rpm에서 3200~ 6000rpm으로 확대된 토크밴드, 정돈된 밸런스, 10% 증가된 다운포스.. 2011년형 ‘GT-R’의 총체적인 퍼포먼스 향상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북코스에서 2009년에 동일한 드라이버가 새겼던 7분 26초 70 랩 타임을 7분 24초 22로 단축시켰다.
이제 풀 모델 체인지를 기약해야할 정도로 성숙해진 ‘GT-R'의 변화는 인테리어에도 가해졌다.
센터콘솔 주변으로 새로운 스티치가 행해졌고, 버튼류는 센터 콘솔을 말끔하게 덮은 리얼 카본과 장단을 맞춰 매트 블랙으로 마감되었다. 원한다면 Recaro 시트를 장착할 수도 있다.
어쩐지 눈에 거슬리는 LED 램프는 14%나 껑충 뛰어오른 판매가격을 알아채고 나면 불과 몇 초 전보다 더 거슬릴지 모른다. 독일에서 7%, 영국에서 14%나 오른 2011년형 ‘닛산 GT-R’의 판매가격은 영국기준 6만 9,950파운드(약 1억 2천 500만원). 그래도 아직 ‘포르쉐 911 터보’보다는 저렴하다.
모델: 닛산 GT-R (2011)
전x폭x고: 4670x1895x1370mm
휠베이스: 2780mm
공차중량: 1740kg
엔진: 3799cc, V6 VVT 트윈터보, (B)95.5x(S)88.4mm
트랜스미션: 6단 트윈클러치, AWD
서스펜션: (F)더블 위시본/(R)멀티링크
출력: 530ps(523hp)/6400rpm
토크: 62.4kg-m(612Nm)/3200- 6000rpm
최고속도: 315km/h
0-100km/h: 3.046초
연비: 약 8.3km/L, 279g/km
가격: 6만 9,950파운드(약 1억 2천 500만원, 영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