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원 2018 시즌 17차전 경기 일본 GP에서 루이스 해밀턴이 또 한 번 폴-투-윈을 장식했다. 이제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그는 67점 차 선두가 됐다.
해밀턴은 전날 손에 넣은 개인 통산 80번째 폴 포지션에서 이날 레이스를 출발해, 한 차례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그대로 피니시 라인으로 들어왔다. 총 53랩을 달린 레이스에서 해밀턴은 주말 드라이브를 즐겼다. 그러나 그의 뒤쪽 상황은 전혀 달랐다.
8위에서 출발했던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은 오프닝 랩에서 무려 4위까지 점프했다. 3위에서 출발한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이 시케인 앞에서 록-업에 빠져 트랙을 벗어났다가 다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키미 라이코넨과 충돌했고, 사고 충격에 키미의 차가 트랙 밖으로 밀쳐지면서 베텔은 맥스 뒤 4위까지 올라섰다.
하스 드라이버 케빈 마그누센과 자우바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 사이에 일어난 충돌 사고 뒤에 세이프티 카가 나왔다가 다시 레이스가 재개된 8랩, 베텔은 ‘스푼(Spoon)’ 코너에서 안쪽 공간으로 침투해 맥스를 추월하려했다. 그러나 맥스가 약간의 공간만 열어둔 채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꺾어져 들어오면서 두 사람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고, 여기서 베텔은 큰 스핀에 빠져 순식간에 19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맥스는 3위를 지켰다.
결국 맥스는 페널티를 받았다. 하지만 라이코넨과 있었던 사고 한 건에 대해서만 5초 페널티를 받았으며, 결과적으로 4위를 거둔 팀 동료 다니엘 리카르도보다 5초 이상 좋은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기 때문에 그 페널티에 실질적인 처벌 효과는 없었다.
24랩에 톱5는 선두 해밀턴을 시작으로 보타스(메르세데스), 맥스(레드불), 리카르도(레드불), 라이코넨(페라리) 순이었다. 이때는 톱5 전원이 첫 피트스톱을 마친 상태였으며, 베텔은 10위를 달리던 27랩에 타이어를 새 소프트 컴파운드로 교체하고 16위에서 다시 레이스를 시작했다.
메르세데스가 안정적으로 1-2를 이어가던 38랩에 베텔의 순위는 팀 동료 라이코넨 뒤 6위였다. 이때 해밀턴은 5초 이상 레이스를 리드하고 있었고, 3위 맥스는 리카르도와 약 5초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 맥스와 페라리의 거리는 10초 이상. 그리고 맥스와 베텔의 거리는 40초에 달했기 때문에 베텔이 이번에 시상대에 입상할 가능성은 이때 이미 무척 희박해보였다.
한편, 첫 피트스톱 때 메르세데스 듀오가 선택한 미디엄 컴파운드보다 빠른 소프트 컴파운드로 타이어를 교체했던 맥스는 레이스 후반에 2위 보타스를 서서히 압박하기 시작했다. 42랩에는 1초 안으로 접근했고, 43랩에는 보타스가 헤어핀에 진입하다 큰 록-업에 빠져 추월 기회가 생기기도 했지만, 간발의 차로 그것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둘의 거리는 조금 멀어졌다가, 이번에는 보타스가 시케인 컷을 범해 다시 간격이 크게 좁혀졌다.
마지막 53랩이 시작되자 맥스는 모든 페이스를 끌어모아 질주에 돌입했다. 그러나 보타스가 록-업에 빠졌던 바로 그 헤어핀에서 이번에는 맥스가 묵직한 록-업에 빠져 흐름을 잃었고, 끝내 보타스 추월에 실패하고 메르세데스 듀오 다음 세 번째로 체크 플래그를 받았다.
결국 우승은 루이스 해밀턴이 차지했다. 보타스와 맥스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10초 이상 리드를 확대했던 해밀턴은 여유 있게 또 한 번의 폴-투-윈을 달성했다. 그리고 발테리 보타스가 2위로 들어와, 메르세데스는 예선에 이어 레이스에서도 1-2를 달성함과 동시에 5년 연속 일본 GP 제패에 성공했다.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en/results.html/2018/races/995/japan/race-result.html
해밀턴은 이번에 거둔 개인 통산 71번째 우승을 통해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67점 차 선두가 됐다. 앞으로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네 경기 뿐이다. 미국 텍사스를 무대로 열리는 다음 경기에서 해밀턴이 또 다시 우승을 거둔다고 가정할 경우, 베텔이 3위를 하면 시즌 종료를 세 경기 남겨두고 해밀턴이 챔피언 트로피를 손에 넣는다.
한편, 이번 시즌 17번째 그랑프리에서는 레드불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가 최종 4위를 거뒀다. 그는 예선 도중 엔진 이슈가 발생해 15위에서 레이스를 출발했었지만, 오프닝 랩에서 맥스와 일어난 충돌 사고로 차에 손상을 입었던 라이코넨을 첫 피트스톱에서 추월하는데 성공하고, 마지막 피니시 라인에는 페라리보다 무려 30초 먼저 들어왔다.
6위는 세바스찬 베텔이다. 타이틀 라이벌 해밀턴과 기록 차는 무려 70초다. 그리고 포스인디아의 세르지오 페레즈가 7위, 하스의 로망 그로장 8위, 포스인디아의 에스테반 오콘 9위, 르노의 카를로스 사인스가 10위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