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원 2018 시즌의 첫 그랑프리 우승은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이 차지했다. 하스 듀오가 연달아 피트 에러로 리타이어한 뒤 나온 버추얼 세이프티 카가 독일인 4회 챔피언을 2년 연속 호주 GP 우승과 개인 통산 48번째 그랑프리 우승으로 향하는 길을 인도했다.
지난 8년 간 이곳 호주에서는 폴 시터가 우승한 경우가 단 두 차례 밖에 없었다. 그 기록은 내년까지 유지되게 됐다.
예선에서 호주에서만 7번째에 해당하는 폴을 입수했던 디펜딩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은 레이스 초반에는 키미 라이코넨과 최고 랩 타임을 주고 받으며 레이스를 펼쳤고 중반부터는 베텔과 레이스를 펼쳤다.
폴 시터 해밀턴은 턴3 입구에서 라이코넨이 모는 페라리 머신에 한 차례 공격을 받은 뒤, 속도를 높여 한층 간격을 벌려세웠다.
레이스 19랩에는 최고 랩 타임 경신과 함께 3.3초 차로 달아났다. 이 19랩의 끝에 라이코넨이 선두 그룹에서 가장 먼저 피트로 들어갔으며, 해밀턴도 곧바로 뒤따라 피트인했다. 이렇게 되면서 새로운 레이스 선두는 방금 전까지 3위를 달리던 세바스찬 베텔이 됐다.
베텔은 26랩에 자신의 첫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하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해밀턴의 앞을 지켰다. 레드불 앞에서 ‘다크 호스’다운 선전을 펼치던 하스 듀오가 피트스톱 직후에 바퀴가 제대로 장착되지 않은 문제로 연달아 트랙에 멈춰선 것이 결국 버추얼 세이프트 카를 불러들였고, 그것이 당시 피트에 있었던 베텔을 트랙에서 속도를 늦춰 달리던 해밀턴보다 먼저 나오도록 만들어주었다.
이후 한동안 해밀턴은 베텔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압박을 계속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둘은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했고, 결국 맨 마지막에는 베텔이 5초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베텔의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공기를 피해 달리지 않으면 안 됐던 상황과 빈번한 시케인의 등장으로 모멘텀이 자꾸 끊기는 탓에 추월이 힘든 서킷 구조가 해밀턴의 폴-투-윈을 저지하는데 큰 몫을 했다.
실제로 해밀턴은 레이스가 종료된 뒤, DRS 존이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월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로 세바스찬 베텔은 F1 역사상 네 번째로 개인 통산 100번째로 시상대에 올랐다. 3위는 키미 라이코넨이 차지해, 페라리는 2018 시즌의 첫 경기에서 더블 포디엄 피니시를 달성했다.
레드불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가 4위를 거뒀다. 금요일 레드 플래그 과속으로 3그리드 강등 페널티를 받고 8위에서 레이스를 출발했었기 때문에 이것은 절대 나쁜 결과가 아니다. 하지만 레드불 캠프의 분위기는 암울하다.
레이스 출발과 동시에 더 빠른 울트라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하스 드라이버 케빈 마그누센에게 4위 자리를 빼앗긴 맥스 페르스타펜은 반격에 고전하다 레이스 10랩 턴1에서 큰 스핀에 빠지고 말았다.
맥스 페르스타펜 사고 영상
https://www.formula1.com/en/video/2018/3/RACE__Verstappen_survives_360-degree_spin_.html
다행히 발테리 보타스가 예선에서 겪은 사고처럼 방벽에 충돌하는 사태까지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맥스는 여기서 3계단 순위를 떨어뜨렸고, 팀 동료 리카르도 역시 하스 머신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으면서 팀의 타이어 전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올해도 호주인 최초로 호주 GP에서 3위 안에 드는데 실패했다.
하스의 더블 리타이어에 이득을 본 건 맥라렌이다. 페르난도 알론소가 다니엘 리카르도와 맥스 페르스타펜 사이 5위로 들어왔다. 그리고 알론소의 팀 동료 스토펠 반도른이 9위를 해, 맥라렌은 혼다에서 르노로 엔진을 바꾸고 달린 첫 경기에서 더블 포인트를 입수했다.
반대로 올해 르노에서 혼다로 엔진을 바꾼 토로 로소에서는 브렌든 하틀리가 15위를 거뒀고 피에르 가슬리는 파워 유닛 이슈로 리타이어했다.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en/results.html/2018/races/979/australia.html
이번 경기에서는 총 다섯 명의 드라이버가 완주에 실패했다. 하스 드라이버 로망 그로장과 케빈 마그누센, 그리고 토로 로소의 피에르 가슬리를 비롯해, 윌리암스 드라이버 세르게이 시로트킨이 브레이크 이슈로, 자우바 드라이버 마커스 에릭슨은 파워 스티어링 이슈로 리타이어했다.
예선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 여파로 기어박스를 교체하고 5그리드 강등 페널티를 받아 15위에서 처음 레이스를 출발했던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는 르노의 니코 훌켄버그와 맥라렌의 스토펠 반도른 사이에 해당하는 8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