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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6 F1] 20차전 브라질 GP 결선 레이스 - 해밀턴 3연승! 타이틀 결정전은 아부다비로

사진/Formula1.com



 2016 시즌 20차전 경기 브라질 GP에서 3회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이 브라질에서는 처음으로 우승을 거뒀다. 두 차례 적기가 나오고 다섯 차례 세이프티 카가 등장했던 이날의 어수선했던 레이스를 해밀턴은 스타트부터 피니쉬 때까지 71랩 내내 리드를 했다.


 니코 로스버그의 우승 여부에 따라 월드 챔피언이 결정되는 경기였던 올해 브라질 GP는 빗속에서 세이프티 카에 선도를 받으며 시작됐다. 이미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악천후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했다. 그는 예선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로 7위를 했던 하스 드라이버 로망 그로장으로, 스타팅 그리드로 향하던 도중 미끄러져서 머신의 앞부분이 크게 망가져 그는 레이스에 참가하지 못했다.


로망 그로장 사고 영상

http://www.formula1.com/en/video/2016/11/Grosjean's_race_over_before_it_begins.html





 날씨의 영향으로 예정보다 10분 늦은 시간에 레이스가 시작됐다. 토요일 예선에서 세 경기 연속 폴 포지션을 획득했던 루이스 해밀턴이 모는 메르세데스 머신이 대열의 맨 앞에 선 가운데, 시야를 완전히 가리는 물보라를 뚫고 총 71랩을 달리는 레이스가 8랩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기서 4위로 출발했던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이 8랩 턴1에서 곧바로 키미 라이코넨의 페라리 머신 안쪽으로 과감하게 뛰어들어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루이스 해밀턴은 이미 멀찍이 달아나있는 상황에서 페르스타펜은 금방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바로 뒤에 따라붙었다.


 11랩에 라이코넨과 리카르도 사이를 달리던 세바스찬 베텔(페라리)이 섹터3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충돌은 모면했지만, 완전히 머신이 거꾸로 돌아서버려 경기 결과에 큰 피해를 입었다. 13랩에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엔 자우바 드라이버 마커스 에릭슨이 그 주인공으로, ‘아쿠아플래닝(수막현상)’으로 미끄러지면서 마지막 코너에서 바깥쪽 벽에 강하게 충돌해 머신을 크게 깨트리고 피트 입구에 주저앉았다.





 여기서 세이프티 카가 다시 투입되었고 피트 입구도 닫혔다. 피트 입구가 닫히기 바로 직전에 페르스타펜(레드불)이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로 교체하기 위한 피트스톱을 실시하면서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다시 2위가 됐다. 다니엘 리카르도도 피트인했으나, 그는 피트 입구가 닫히고 난 뒤에 진입한 사실이 나중에 밝혀져 5초 타임 패널티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레이스가 재개된 것은 20랩부터. 그런데 이번에는 풀 웨트 타이어를 신은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이 피트스트레이트를 빠르게 내려오다 미끄러져 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고, 이번에는 세이프티 카가 아닌 레드 플래그가 나왔다.


키미 라이코넨 사고 영상

http://www.formula1.com/en/video/2016/11/Race__Raikkonen_crash_brings_out_red_flags_in_Brazil.html


 레드 플래그가 나오고 거의 40분이 지난 뒤에야 레이스가 재개됐다. 아직 21랩 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황.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트랙 컨디션과 날씨는 레이스가 처음 시작될 때와 똑같았다. 잔뜩 물보라가 일었고, 시야가 매우 제한됐다. 때문에 세이프티 카가 29랩까지 계속해서 대열을 선도했으며, 결국에는 또 레이스 중지가 선언됐다.


 브라질 현지 팬들은 곧바로 야유를 쏟아내며 소극적인 경기 진행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좀처럼 날씨가 좋아지지 않아 레이스 컨트롤의 입장도 매우 난처했다.


 이번에는 30분 가량이 지나서 32랩부터 풀 스로틀 레이스가 다시 시작됐다. 초반에 라이코넨을 추월할 때처럼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이 같은 방법으로 로스버그를 공격했다. 이번에 그것은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진 턴3에서 레이싱 라인을 무시하고 바깥쪽으로 큼지막하게 돌아나가는 것을 선택한 페르스타펜은 다음 코너에서 선두 해밀턴의 머신 뒤로 솟구쳐 오른 물보라를 로스버그보다 먼저 뚫고 나오며 추월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34/71랩에 톱10은 해밀턴(메르세데스), 페르스타펜(레드불), 로스버그(메르세데스), 페레즈(포스인디아), 리카르도(레드불), 사인스(토로 로소), 나스르(자우바), 알론소(멕라렌), 오콘(매너), 베텔(페라리) 순이 됐다.


 38랩에 피트 스트레이트로 진입하던 맥스 페르스타펜이 스핀하고 말았다. 그러나 가드레일에 충돌하기 직전에 간발의 차로 스핀이 멈춰 차에 손상을 입는 것을 피한 것은 물론, 금방 페이스를 되찾아서 2위 포지션도 아슬아슬하게 지켜냈다.


 41/71랩에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피트스톱을 실시하고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로 전환했다. 이때까지 톱10은 전원이 풀 웨트 타이어였고 아직 트랙 상태를 보면 레드불의 선택은 조금 일러보였지만, 곧 리카르도가 섹터 타임을 하나둘씩 갈아치우면서 레드불은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43랩에 맥스 페르스타펜도 피트인하고 타이어를 풀 웨트에서 인터미디에이트로 교체했다.




 

 48랩, 자신의 모국 브라질에서 마지막 그랑프리를 치르던 펠리페 마사가 마지막 코너 바깥쪽 벽에 충돌하면서 세이프티 카가 또 한 번 등장했다. 이번에 마사의 윌리암스 머신도 피트 입구에 멈춰섰다. 그로 인해 닫혔던 피트가 다시 열리자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다시 한 번 피트스톱을 감행했다. 이번에 그들의 선택은 풀 웨트였다. 날씨가 다시 나빠졌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세이프티 카가 대열을 선도하던 54/71랩에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도 피트인하고 풀 웨트로 전환했다. 두 레드불 드라이버는 이 마지막 피트스톱 뒤에 각각 13위와 16위가 됐다.


펠리페 마사 사고 영상

http://www.formula1.com/en/video/2016/11/Emotional_Massa_crashes_out_of_final_home_race.html


 이번에 세이프티 카는 56/71랩에 철수했다. 심기일전한 로스버그는 세이프티 카가 철수한 직후 어느 때보다 맹렬하게 해밀턴을 뒤쫓아 턴1에 진입했으나, 그것도 잠시 곧 둘의 거리는 4초 너머로 벌어졌다.


 60랩, 매서운 속도로 순위를 끌어올려가던 맥스 페르스타펜이 팀 동료 다니엘 리카르도를 추월하고 62랩에는 오콘(매너)을 추월하면서 톱10에 재진입했다. 65랩에는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를 추월하고 베텔 뒤 6위가 됐다. 그리고 레이스 종료를 5랩 남겨두고 페르스타펜은 턴12 잔디 밖으로 베텔을 몰아내고, 바로 직전까지 베텔이 추월에 애를 먹었던 사인스(토로 로소)까지 연이어 따돌리고 3위 페레즈(포스인디아)의 미러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





 이제 남은 레이스는 3랩. 페레즈보다 20랩 가까이 젊은 타이어를 신고 있었던 페르스타펜은 거침없이 턴10 바깥쪽으로 뛰어들었고 그대로 사이드-바이-사이드를 유지하면서 턴11에 진입했다. 이때 이미 턴12 기준으로 안쪽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던 페르스타펜이 그 이점을 살려 거기서 3위에 등극하는데 성공했다.


 결국 우승은 루이스 해밀턴이 차지했다. 그리고 니코 로스버그가 11초 뒤 기록으로 2위로 피니쉬, 악천후 속에서 오랜 기다림에 잔뜩 뿔이 난 브라질 현지 팬들을 매드니스 드라이빙으로 열광에 빠트린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이 극적으로 3위 시상대를 밟았다.


 이번 우승은 루이스 해밀턴에게 US GP, 멕시코 GP에 이은 3연승이다. 브라질에서는 처음으로 거둔 우승이다. 드라이버 챔피언쉽에서는 여전히 로스버그가 선두이지만, 해밀턴은 이번에 그의 우승을 막음으로써 자신의 4회 챔피언 등극 가능성을 살려냈다.


 만약 아부다비에서도 해밀턴이 우승한다면, 로스버그는 최소 3위를 해야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다.


 맥스 페르스타펜은 이번으로 올해 총 7차례 시상대 입상을 달성했으며, 팬 투표로 ‘드라이버 오브 더 데이’에도 선정됐다.





 한편, 시상대 밖에서 4위는 포스인디아의 세르지오 페레즈, 5위는 페라리의 세바스찬 베텔이 차지했고, 6위는 토로 로소의 카를로스 사인스, 7위는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 8위는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르도, 9위는 자우바의 펠리페 나스르, 10위는 멕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차지했다. 


 이번에 펠리페 나스르가 9위를 거두면서 자우바가 첫 챔피언쉽 포인트로 2점을 입수했고, 그 결과 컨스트럭터 챔피언쉽에서 자우바가 매너를 추월하고 10위가 됐다.


 이번 경기에서는 에스테반 구티에레즈(하스), 펠리페 마사(윌리암스), 졸리언 파머(르노), 키미 라이코넨(페라리), 마커스 에릭슨(자우바), 로망 그로장(하스)이 리타이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