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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째에 접어들어 흉폭함을 드러내기 시작한 다카르 랠리가 이번엔 카를로스 사인즈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2010년 다카르 챔피언 카를로스 사인즈(No.303 푸조)는 스테이지2에서 엔진 고장으로 크게 떨어뜨렸던 순위를 차근차근 회복시켜, 바로 전날 급기야 선두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그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치명적인 기계적 문제가 발생해 그는 한순간에 우승 트로피에서 멀어졌다.
폭풍 탓에 스타트가 지연됐던 벨렌(Belen)과 라 리오하(La Rioja) 간 278km 길이의 10번째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사인즈는 엔진과 기어박스 사이 스페이서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커리어 두 번째 다카르 우승의 꿈을 접고 말았다.
사인즈의 머신은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려 서비스 트럭에 견인돼 간신히 야영지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엔지니어들이 머신의 상태를 정밀 검사한 뒤에 팀은 사인즈의 리타이어를 결정했다.
이번 스테이지에서는 스테판 피터한셀(No.302 푸조)이 또 다른 푸조 드라이버 시릴 데프레(No.321)를 5분 40초 차로 제치고 SS 우승하고, 무려 1시간 이상 앞선 선두가 됐다.
사인즈의 리타이어로 종합 2위가 된 X-레이드 미니의 나세르-알 아티야(No.300)는 어제까지 피터한셀과 7분 밖에 간격이 벌어져있지 않았다. 그러나 제방에 부딪혀 전복하는 사고를 당해, 가장 빠른 기록으로 278km 길이의 SS를 완주한 50세 프랑스인에게 52분이나 늦으면서 1시간 이상 차이가 벌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제 상위 5위권에 푸조 드라이버는 피터한셀이 유일하다. 시릴 데프레가 피터한셀 다음으로 순위가 좋은 푸조 드라이버로, 그는 6위에 있다.
한편, 톱3의 마지막 포지션을 기니엘 드 빌리에르(No.301 도요타)가 내비게이션 이슈를 겪은 미코 히르보넨(No.315 미니)에게서 쟁취했다. 이미 2시간 이상 뒤쳐져 우승 가능성이 없는 세바스찬 롭(No.314 푸조)은 피암발라의 사구와 또 다시 사투를 벌이면서, 비록 종합순위는 13위에서 9위로 끌어올렸지만 선두와의 기록 차는 2시간 17분에서 2시간 27분으로 더 벌어졌다.
앞으로 남은 스테이지는 단 3개. 스테이지11에서도 사구가 기다리고 있어 또 다시 선두가 바뀔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바이크로 6차례, 자동차로 5차례나 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미스터 다카르” 스테판 피터한셀이 전대미문의 12회 다카르 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썬 6대 5 스코어로 더 커보인다.
photo. 레드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