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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8 F1] 18차전 US GP 결선 레이스 - 키미 우승! 타이틀 결정전은 멕시코로


 포뮬러 원 2018 시즌 18차전 경기 US GP 결선 레이스에서 페라리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의 쾌거를 맛봤다. 거의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이 타이어와 사투를 벌였던 이번 레이스에서 해밀턴은 과감한 2회 피트스톱 전략을 시도해 3위로 레이스를 마치고 세바스찬 베텔은 4위를 해, 2018 시즌 타이틀 결정전은 다음 경기 멕시코 GP로 연기됐다.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은 레이스가 시작됨과 동시에 선두로 올라섰다. 폴 시터는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었다. 그러나 그는 턴1이 꺾이는 방향을 기준으로 바깥쪽에서 출발한데다, 스타트 자체도 라이코넨보다 좋지 않았다. 그렇게 여러 요소들이 결합해 언덕의 정상에 위치한 턴1을 키미가 먼저 정복했다.

 

 키미의 팀 동료 베텔은 이번에도 힘든 레이스를 펼쳤다. 1차 프랙티스 세션에서 레드 플래그를 위반해 3그리드 강등 페널티를 받고 5위에서 출발했던 그는 레이스 초반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와 사이드-바이-사이드 상태로 각축을 벌이며 코너를 돌다 충돌해 또 다시 스핀에 빠지고 말았다. 몬자와 스즈카에서 이미 봤던 것과 유사한 형태의 사고였다.



 다니엘 리카르도는 베텔과 충돌한 사고 여파 때문인지 9랩에 시스템 고장으로 리타이어했다. 턴11 헤어핀 출구에 멈춰선 리카르도의 차를 마샬들이 안전하게 치울 수 있게 트랙에는 버추얼 세이프티 카가 발령됐다. 그리고 메르세데스는 전 차량이 서행하는 버추얼 세이프티 카 상황을 이용해 해밀턴을 피트스톱 시켰다. 과감한 2스톱 전략이었다.


 첫 피트스톱 뒤에 해밀턴은 보타스 뒤 3위가 됐지만, 자연스럽게 핀란드인 팀 동료에게서 2위 자리를 양보 받았다. 그리고 18랩에 그는 두 라이코넨의 바로 뒤에 따라붙었다. 하지만 울트라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키미는 쉽사리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고, 악착 같이 버티다 21랩에 피트스톱을 실시했다.


 해밀턴은 이후 18초 차 선두를 달렸고 이때만 하더라도 그의 우승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뒤 타이어 상태가 조금씩 악화돼 키미와의 거리도 점차 가까워졌다. 그렇게 37랩에 해밀턴은 두 번째로 피트로 향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페라리가 선두가 됐다.

 

 두 번째 피트스톱 뒤에 해밀턴은 맥스 페르스타펜과 발테리 보타스 뒤 4위가 됐다. 그리고 해밀턴의 뒤에는 스핀 사고 후 15위까지 추락했던 베텔이 있었다. 새 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해밀턴의 기세는 강력했고, 베텔은 그런 해밀턴을 쫓아가지 못했다.


 베텔이 5위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이번 주말에 타이틀을 손에 넣기 위해 해밀턴에게 필요한 건 2위 포지션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맥스를 추월해야만 했다.



 팀 동료 보타스에게 다시 한 번 양보를 받아 수월하게 3위로 올라선 해밀턴은 레이스 종료까지 15랩을 남겨두고 맥스를 6초대 거리에서 추격했다. 그리고 레이스 종료를 7랩 남겨두고 바로 뒤로 다가섰다. 방금 전까지의 기세라면 해밀턴이 2위로 올라서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나 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그는 낡은 슈퍼소프트 타이어로 달리던 맥스에게서 좀처럼 추월 기회를 찾지 못했고, 지친 타이어 탓에 맥스가 54랩 턴12에서 트랙을 벗어나는 실수를 범하면서 결정적 기회를 발견했지만, 결과적으로 추월에 실패했다.


 언제나 그렇듯 맥스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연속해서 코너가 이어지는 섹터3를 달리며 두 사람은 사이드-바이-사이드 상태를 유지한 채 엎치락뒤치락하길 반복했고, 타이틀이 걸려있어 더 박진감이 느껴졌던 두 사람의 전투는 해밀턴이 턴17에서 라인을 놓치고 트랙을 크게 벗어나며 종료됐다.





 그렇게 키미 라이코넨, 맥스 페르스타펜, 루이스 해밀턴 세 사람이 차례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그 다음 4위로는 발테리 보타스가 아닌 세바스찬 베텔이 먼저 체크 플래그를 받았다. 베텔은 턴12를 향해서 뻗은 백스트레이트에서 보타스의 뒤에 빠르게 접근했고, 여기서 오버-슛을 범해 트랙을 벗어나고만 보타스의 차를 안전하게 피해 4위로 먼저 피니시 라인에 들어왔다.


 해밀턴이 3위, 베텔이 4위를 거둬, 2018 시즌 타이틀 결정전은 바로 1주일 뒤에 열리는 멕시코 GP로 연기됐다. 이제 해밀턴이 타이틀을 손에 넣기 위해 베텔과 벌려야하는 포인트는 단 2점 뿐이다. 다음 경기에서 해밀턴이 8위 안에서 베텔보다 좋은 순위를 거두기만 하면 올해 타이틀 레이스는 종료된다.


 4위와 5위는 세바스찬 베텔과 발테리 보타스, 그리고 그 뒤로 6위는 르노의 니코 훌켄버그, 7위는 르노의 카를로스 사인스, 8위는 포스인디아의 에스테반 오콘, 9위는 하스의 케빈 마그누센, 10위는 포스인디아의 세르지오 페레즈가 차지했다.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en/results.html/2018/races/996/united-states/race-result.html


 이번 레이스에서는 네 명의 드라이버가 완주에 실패했다. 다니엘 리카르도 외에 페르난도 알론소가 오프닝 랩에서 란스 스트롤이 모는 윌리암스 머신에 일격을 당해 차에 큰 손상을 입고 리타이어했으며, 턴12에서 로망 그로장이 모는 하스 머신이 록-업에 빠지면서 샤를 르클레르가 몰던 자우바 머신을 뒤에서 충돌, 둘 모두 결국에는 리타이어했다.


 US GP ‘드라이버 오브 더 데이’는 맥스 페르스타펜이다. 그는 연석을 밟았다가 서스펜션이 망가진 사고로 예선을 15위로 마치고, 이후 기어박스를 교체해 추가로 그리드 강등 페널티를 받아 18위에서 레이스를 출발했었지만, 불과 2랩에 9위까지 만회하며 다시 한 번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레이스 후반 해밀턴과 펼친 배틀도 인상적이었다.


 한편, 키미 라이코넨이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둔 것은 2013년 호주 GP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페라리는 올해 8월 벨기에 GP 이후 오랜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