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루이스 해밀턴이 개인 통산 69번째 폴 포지션 획득에 성공하고 포뮬러 원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시달린 이탈리아 GP 예선에서 페라리가 크게 고전한 가운데, 예선 2위와 3위는 레드불 드라이버 맥스 페르스타펜과 다니엘 리카르도가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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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3번째 그랑프리 주말의 예선 경기는 무려 2시간 40분 가까이 지연됐다.
웨트 컨디션에서 시작됐던 예선 첫 번째 세션 Q1에서 하스 드라이버 로망 그로장이 흠뻑 젖은 피트 스트레이트를 시속 290km의 속도로 빠르게 내려오다 빗물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충돌하는 사고가 예선 시작 5분 만에 발생했다.
이 사고와 함께 예선은 중지됐고, 무려 2시간 40분 가량 뒤에 비가 그치면서 간신히 트랙이 개방됐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예선에서도 후반으로 가면서 점차 빗줄기가 강해져, Q3에 들어와서는 불과 수 미터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트랙 컨디션이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세데스와 레드불이 폴을 경쟁했으며, 윌리암스를 상대하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페라리는 결국 홈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키미 라이코넨이 7위, 세바스찬 베텔이 8위라는 참담한 결과로 예선을 마쳤다.
Q3는 풀 웨트 컨디션에서 진행됐고, 특히 메르세데스에서 루이스 해밀턴과 발테리 보타스, 레드불에서 맥스 페르스타펜과 다니엘 리카르도, 그리고 윌리암스에서 랜스 스트롤이 오랜 기다림에 지칠대로 지친 F1 팬들을 크게 환호하게 만드는 멋진 빗속 질주를 펼쳤다.
유독 웨트 컨디션에서 강한 레드불 드라이버들이 예선 종료 직전 1위와 2위로 뛰어올랐다. 순간 레드불의 이번 시즌 첫 폴 포지션 획득이 기대되었으나, 예선 종료를 알리는 체커기가 펄럭이고 있는 피니시 라인을 향해서 그들보다 1초 이상 빠른 1분 35초 554 기록으로 들어온 ‘폴 맨’ 해밀턴이 장장 3시간 30분 이상 진행된 예선 경기의 클라이맥스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017 이탈리아 GP: 해밀턴 폴 랩 온보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ifvbapD8B2Q
해밀턴이 1위로 올라서기 전, 시야를 가리는 비를 뚫고 파라볼리카 코너를 휘청거리며 돌아나와 3위 기록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던 윌리암스의 18세 캐나다인 드라이버 랜스 스트롤이 최종 예선 4위를 했다. 베테랑 팀 동료 펠리페 마사보다 다섯 계단 좋은 순위다.
레드불 드라이버들에게는 그리드 패널티가 있어서, 내일 결선 레이스에서 스트롤이 해밀턴과 함께 스타팅 그리드 첫 번째 열에서 출발한다. 이것으로 그는 F1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그리드 첫 번째 열에서 레이스를 시작하는 드라이버가 됐다.
2017 이탈리아 GP: 예선 결과
https://www.formula1.com/en/results.html/2017/races/971/italy.html
예선 5위를 거둔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에스테반 오콘이 Q3 마지막 랩에 실수를 저지른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와 함께 그리드 두 번째 열에서 내일 레이스를 출발하고, 예선 7위와 8위를 거둔 페라리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과 세바스찬 베텔이 내일 그리드 세 번째 열에서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로 레이스를 출발한다.
이번에 멕라렌에서 스토펠 반도른은 Q3 진출에 성공했지만 페르난도 알론소는 13위 기록으로 Q2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포스인디아에서 세르지오 페레즈가 팀 동료 오콘에 0.002초차 기록으로 아쉽게 Q2에서 탈락했으며, 르노와 하스 드라이버들 모두 Q3 진출에 실패, Q1에서 사고를 당했던 로망 그로장이 맨하위 20위를 했다. 의외로 이번에 부진한 토로 로소에서 다닐 크비야트와 카를로스 사인스는 각각 14위와 15위로 예선을 마쳤다.
이번 주 그리드 패널티가 있는 드라이버들이 많다. 알론소에게 35그리드, 리카르도와 맥스에게 각각 25그리드와 20그리드, 사인스 10그리드, 훌켄버그 10그리드, 파머 15그리드가 있다. 이들 전원이 이번 주에 파워 유닛 부품을 교체했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
